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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탈원전 정책 수립 과정을 둘러싼 논란은 잦아들 수 있겠지만, 노후 원전을 ‘셧다운’하는 과정에서 타당성 논란은 지속적으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 “절차적 하자 없었다”
감사원은 5일 산업통상자원부를 대상으로 벌인 ‘에너지 전환 로드맵과 각종 계획 수립실태 감사 결과’에서 이같은 결론을 제시했다.
감사원은 “에너지 관련 각종 계획 수립의 절차와 방법의 적정성에 중점을 두고 ‘에너지 전환 로드맵’ 등 3개 분야 6개 사항을 법률적으로 검토했으나 위법하거나 절차적으로 하자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의 이번 결론에 따라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탈원전 정책의 절차적 위법성 문제는 해소됐다.
정부는 2017년 12월 발표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신규 원전 6기 건설을 백지화하고, 노후 원전 10기 수명연장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후 이런 내용은 2019년 6월 수립된 3차 에너지기본계획(에기본)에 반영됐다.
국민의 힘에서는 에너지기본계획을 우선 수립하고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해야하는데, 이같은 과정이 뒤바뀌었다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감사원은 ‘에기본’과 ‘전력수급기본계획’의 법적 성격은 법원의 판례와 같이 행정기관 내부에서 사업의 기본방향을 제시하거나 지침일 뿐,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는 비구속적 행정계획이자, 두 계획을 상위-하위 관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탈원전 계획대로 추진될까
이번 감사원 감사 결과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절차적 위법성 논란을 털었다. 관건은 계획대로 노후 원전 ‘셧다운’이 차질 없이 진행될지 여부다.
3차 에기본에는 “노후원전 수명은 연장하지 않고, 원전 건설은 신규로 추진하지 않는 방식으로 원전을 점진적으로 감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월성 2~4호기, 고리 2~4기, 힌빛1~2기, 한울 1~2기 등 원전 10기의 설계수명은 2030년 이전에 완료된다. 1983년 4월 9일 최초 임계에 도달한 고리 2호기의 수명(40년)은 오는 2023년 4월 8일에 끝난다.
이들 원전은 이미 폐쇄된 고리 1호기처럼 안전진단과 시설보강을 거쳐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발전사업자인 한수원이 설계수명 만료 2~5년 전 정부에 재가동 보고서를 제출하고, 방사선 환경영향평가를 비롯한 심사요건을 만족하면 허가를 받아 추가로 10년까지 원전을 운전할 수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탈원전 정책 수립과 관련한 절차적 문제는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향후 노후원전 셧다운과 관련해서는 합리적인 경제성 평가를 근거로 착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