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케이블·접착제·배터리팩… ‘車 경량화소재’ 열 올리는 유화업계

베트남 빈패스트, SKC 'PCT필름 케이블' 전기스쿠터에 적용
코오롱인더, 반응형 석유수지 유럽고객사서 ‘호응’
한화첨단소재, 中로컬업체에 배터리하우징 영업
전기차 성장에 경량화 수요↑… 틈새 선점 적극
  • 등록 2019-11-07 오후 4:52:50

    수정 2019-11-07 오후 7:07:56

SKC가 SK케미칼과 협력해 지난해 말 세계 최초 상용화한 ‘PCT 필름’을 활용한 자동차용 필름형 케이블 ‘플랙시블 플랫 케이블’. (사진=SK케미칼)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더 가볍게, 더 튼튼하게.’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자동차용 고부가 소재 개발 및 적용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전기자동차 시장의 급성장과 맞물려 점차 늘고 있는 자동차용 ‘경량화 소재’ 수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다. 기존 범용제품 중심의 사업 구조를 벗어나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고부가 자동차 소재 사업으로 틈새를 파고드는 모습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최대 기업 빈그룹 산하의 빈패스트(VinFast)는 올 하반기부터 자사 전기스쿠터에 SKC(011790)의 ‘폴리시클로 헥실렌 디메틸렌 테레프탈레이트’(PCT) 필름을 활용한 케이블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PCT 필름은 슈퍼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의 일종인 PCT 소재를 필름화한 것으로 자동차 케이블 등에 사용된다. SKC의 PCT필름은 빈패스트 전기스쿠터 내부 케이블 일부에 적용돼 차체 무게를 줄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SKC는 지난해 11월 SK케미칼(285130)과 함께 PCT필름의 세계 첫 상용화에 성공한 후 이를 기아자동차 ‘니로’ 전기차에 처음 공급했고, 올해 해외시장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PCT는 고온, 습기, 알칼리에 강하고 절연성이 뛰어나 자동차 소재로 많이 쓰인다. 내구성이 뛰어나지만 빠르게 굳는 특성 때문에 그동안 필름화가 쉽지 않았다. SKC는 오랜 연구개발 끝에 PCT소재의 물성을 개선, 필름화에 성공했다. SKC가 이처럼 PCT 필름에 공을 들인 것은 이 제품이 자동차 경량 케이블의 핵심 소재로 성장할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현재까지 자동차 시장에선 구리선을 케이블로 사용하고 있는데 얇고 가벼운 PCT필름 케이블을 사용하게 되면 무게를 대폭 줄일 수 있다. 특히 경량화가 중요한 전기차에는 PCT필름 케이블의 활용도가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SKC는 PCT필름 적용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기아차와 빈패스트로의 공급 외에도 최근 일부 업체들과도 적용 여부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C 관계자는 “현재 다양한 국내외 고객사와 제품 적용 방안을 협의 중에 있다”며 “몇몇 고객사의 경우 인증을 진행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제품 적용 확대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여수공장 전경. (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인더스트리도 최근 6년 간의 독자개발 끝에 개발한 점·접착용 자동차 소재 ‘반응형 석유수지’(HRR) 시제품들을 유럽 고객사들에게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양산 전이지만 유럽 고객사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4일 500억원을 들여 여수공장에 연간 1만3000톤 규모의 HRR 등 석유수지 신제품 설비 착공에 나선 바 있다.

석유수지는 송진 같은 점·접착부여제수지와 유사한 합성수지로 접착제, 잉크, 고무, 도료 등에 섞여 접착력을 높여주는 소재다. HRR은 열 반응으로 작용했던 기존 석유수지와 달리 공기 중 수분만으로도 반응이 가능하고 접착력과 경화력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자동차 생산 과정에서 접합부 결합 등에 볼트같은 금속 부품을 사용하지 않고 HRR로 접착하게 되면 차량 무게를 줄일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HRR은 기존 석유수지와 달리 유해물질도 적다”며 “최근 유럽 등 해외에서 강화되고 있는 환경규제 속 친환경 차원에서도 차별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화첨단소재는 ‘강화 열경화성 플라스틱’(SMC) 소재를 활용한 전기차용 배터리하우징 사업에 도전 중이다. SMC 전기차용 배터리하우징은 전기차 배터리를 감싸는 팩(Pack)을 철 대신 플라스틱으로 대체, 무게를 줄이는 동시에 열과 충격으로부터도 보호해준다. 국내에선 한국GM의 전기차 ‘볼트’에 공급되고 있고 지난해 말부터는 중국 상하이폭스바겐 전기차에도 투입되고 있다. 한화첨단소재는 최근 상하이폭스바겐 외에도 중국 현지 완성차업체들에게도 소재를 공급하기 위해 활발히 영업활동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유화업계의 자동차 소재사업 강화 움직임은 전기차 시장 급성장에 따른 경량화 소재 수요 증가에 기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기차 시대로 접어들면서 경량화에 대한 필요성이 더 커졌고, 이에 따라 내부에 적용되는 소재 전반이 유화를 중심으로 한 경량소재로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유화업계의 자동차용 경량화 소재 개발은 더욱 빨라지고 다양해질 것”이라며 “당장은 기존 범용제품과 같은 대규모 매출을 일으키긴 어렵겠지만 범용제품 중심의 사업 구조를 탈피하려는 업체들의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화첨단소재가 공급 확대 중인 ‘강화 열경화성플라스틱’(SMC)을 활용한 전기차용 배터리하우징. (사진=한화첨단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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