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증인 나와 진술 번복…“검찰에 반하면 ‘불이익 온다’ 생각”

김봉현 전 회장, 민주당 이상호 위원장 공판 증인으로 출석
“프레임 짜인 분위기…애매한 부분, 검찰 원하는 방향으로”
공소 사실 관련된 부분마다 진술 번복…“사회적 파장 느껴”
  • 등록 2020-10-16 오후 8:44:18

    수정 2020-10-16 오후 8:44:18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1조6000억원의 펀드 환매 중단을 일으킨 이른바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주요 진술을 번복했다. 이날 김 전 회장은 검찰에 반하는 행동을 하면 불이익이 온다고 생각해 수사 당시 검찰에 협조하는 진술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수원여객의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 4월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재판장 신혁재) 심리로 16일 열린 이상호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배임수재 혐의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회장은 “어떻게 진술하라고 대놓고 말하는 검사는 한 분도 없었다”면서도 “큰 틀에서 프레임이 짜인 분위기였고, (저도) 협조를 해주고 받아야겠다는 게 있어 (진술을 검찰에) 맞춰주려는 의도가 컸다”고 주장했다.

이날 김 전 회장은 그동안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여럿 번복했다. 그는 이 위원장이 지난 2018년 7월 자신에게 “총선 준비와 선거사무소 마련을 위해 돈이 필요하니 빌려 달라”고 요구, 이 위원장의 동생이 운영하는 양말 도매업체를 통해 총 3000만원을 받았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은 검찰 조사 때와 달리 돈을 빌려줬던 2018년 7월 당시엔 이 위원장과 선거 관련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전 회장은 “당시 이 위원장은 (동생이 운영하던 양말 공장) 직원들 월급 줄 돈도 없다며 돈을 빌려 달라고 했다”면서 “선거 사무소 개소 비용 같은 부분은 2018년 후반기에 처음으로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에 검찰이 “검찰 조사 때마다 ‘이상호 위원장이 선거 자금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었다’고 여러 차례 진술했는데, 그땐 왜 그렇게 말한 것이냐”고 추궁하자 김 전 회장은 “처음 면담할 때만 해도 (2018년) 후반에 들었다고 했었는데, 면담하는 과정에서 상황이 제대로 떠오르지 않아 그렇게 말한 것 같다”고 대답했다.

검찰이 이어 이 위원장에게 3000만원을 차용증이나 담보도 없이 빌려준 이유를 묻자 김 전 회장은 “이 위원장 동생이 내 회사 주식에 투자해 손실을 본 게 가장 주된 이유”라면서 “저 때문에 손실 봤다고 하는데, 이미지·인간관계 문제도 있고 모른 척하면 (이 위원장이) 서운해할 것 같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해 9월 김 전 회장 등은 한 자산운용사 인수를 위해 당시 전문건설공제조합 감사로 있던 이 위원장에게 조합 자금이 투자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김 전 회장은 이 위원장 동생 업체에서 1863만원 상당의 양말을 사줬다. 이에 대해 김 전 회장은 “조합에서의 이 위원장 위치 등도 전혀 무관하진 않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인간적 관계”라고 답했다.

아울러 김 전 회장이 이 위원장 동생 계좌에 9회에 걸쳐 총 5636만원을 송금한 혐의와 관련해서도 “주식 손실에 대해 미안한 마음으로 입금한 것이지, 청탁과 관련한 건 아니다”라면서 “나중에 당연히 주가가 오를 거로 생각했고, 주가가 오르면 당연히 돌려줄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대가성을 부인했다.

이상호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김 전 회장은 “이번에 말 한마디 하는 것에 있어서 사회적 파장이 크다는 걸 느끼게 됐다”면서 “제 말 한마디로 한 사람 인생이 왔다 갔다 할 수 있기 때문에 재판장 앞에서 한 치 오차 없이 정확하게 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날 진술을 대부분 번복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검찰 조사에서 ‘하양을 검정’이라고 거짓말한 적은 없다”면서도 “애매한 부분은 검찰이 원하는 방향으로 협조했다”고 털어놓았다. 앞서 김 전 회장은 자신이 현직 검사들에게 술 접대를 했으며, 검찰이 제대로 된 수사를 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옥중 입장문을 이날 발표하면서 검찰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김 전 회장은 “어떤 사람이든지 접견이든, 서신이든 어떤 방법으로든 이 사건과 관련해서 접촉해온 적이 있느냐”는 검찰 질문에 “변호인을 제외하곤 없다”고 답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그림 같은 티샷
  • 홈런 신기록 달성
  • 꼼짝 마
  • 돌발 상황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