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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자동차·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자동차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포드는 반도체 부족으로 최근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공장 문을 닫은 데 이어 독일 자를루이 공장의 가동을 내달 19일까지 한달 간 중단하기로 했다. 이 밖에 폭스바겐 그룹과 크라이슬러, 지프, 토요타, 닛산 등이 모두 생산을 연기하거나 감산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이 갑작스레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로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된 건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여파 때문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주요 자동차공장 가동이 중단된 데다 비대면 문화까지 확산하면서 반도체 업체가 차량용 반도체 대신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전자 제품용 반도체 생산을 늘린 것이다. 하지만 완성차 수요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면서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금부터 차량용 반도체 수급 품귀 현상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단기적인 품귀현상은 해결될 수 있겠지만 전기자동차 확대 등의 영향으로 차량용 반도체 수요 증가 현상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 자동차와 자율주행 자동차에 필요한 반도체는 일반 자동차 200~400개의 두 세배 수준이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시장(매출 기준)은 2018년 323억달러에서 2025년 655억달러(약 77조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폭스바겐 등 차량용 반도체 내제화 진행
전문가들은 차량용 반도체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국산화율을 높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일본의 규제로 피해를 봤던 소재·부품·장비산업 사태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폭스바겐과 토요타 등 글로벌 주요 완성차업체들은 전략반도체의 한 종류인 파워모듈을 내제화하는 것을 시작으로 전력반도체의 내제화를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력반도체는 독일의 인피니언과 일본의 미쓰비시전기, 스위스의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 자동차 산업에서 쓰이는 차량용반도체는 97~8% 가량이 해외 제품”이라며 “현재 우리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나 스마트폰 등 가전·통신 반도체에 집중돼있다. 하지만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 모두 차량용 반도체 기술·제조 기반을 중장기적으로 늘려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