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위기 속 빛나는 이재용의 인재·기술 중시 경영철학

"반도체 생태계 강화"…올해 산학협력 기금 1000억 투입
코로나19로 인해 연구활동 위축된 대학에 활기 불어넣어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연구과제에도 123.5억 지원 예정
  • 등록 2020-07-13 오후 3:59:39

    수정 2020-07-13 오후 9:32:24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국내 반도체 생태계 강화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업계는 물론 대학, 지역사회 등과 적극적으로 협력하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경영진에게 이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미·중 무역갈등 등 안팎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인재와 기술에 대한 투자를 멈추지 말라는 당부였다. 삼성전자가 13일 올해 산학협력 기금으로 10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발표한 배경에는 이 부회장의 인재·기술 중시 경영철학과 ‘동행’ 비전이 있었다.

올해 대학 연구 현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연구활동 지연, 과제 보류, 연구비 축소 등 위축돼 있는 상태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산학협력 지원에 오히려 적극 나서며 대학 연구 현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대학들이 우수한 실무형 연구개발(R&D) 인력을 양성하고, 우수 인재가 기업으로 진출해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건강한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산학협력 지원은 이 부회장이 각별히 신경쓰고 있는 분야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이 부회장이 경영을 재개한 직후 180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국내 혁신 생태계 육성을 지원하기 위해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의 산학협력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4월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야말로 세계 최고를 향한 도전을 멈추게 하지 않는 힘이라는 게 개인적 믿음”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 10월 디스플레이 신규투자 협약식에서는 “세계경기가 둔화되고 여러 불확실성으로 인해 어려운 시기이지만 저희는 흔들리지 않고 차세대 기술혁신과 인재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올해 1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사장단 간담회에서도 “우리 이웃,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자 100년 기업‘에 이르는 길”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대학의 연구역량이 반도체 산업의 생태계를 질적으로 성장시키는 기초 토양이라는 판단에 따라 2018년 7월 산학협력을 전담하는 산학협력센터를 설치했다. 이를 통해 매년 전·현직 교수 350여 명, 박사 장학생 및 양성과정 학생 400여 명 등을 선발해 지원했다. 산학협력센터 설치 후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산학과제 지원 규모는 기존 연간 400억원에서 2배 이상 확대했다.

삼성전자는 국내 대학들이 반도체 연구 인프라 부족을 극복하고 실제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연구성과를 낼 수 있도록 회사가 보유한 첨단 반도체 설비를 대학들이 연구 활동에 사용할 수 있도록 무상 지원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10여개 대학으로부터 약 100여 건의 연구용 테스트 반도체 제작 의뢰를 받아 모두 무상으로 지원했다. 또한 삼성전자는 산학협력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현재 진행 중인 협력과제들의 특허 등록을 장려하는 한편, 기존의 공대 중심의 산학협력 뿐만 아니라 기초과학 분야에 대해서도 협력을 넓혀가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삼성전자는 지난 9일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의 2020년 지정테마 연구지원 과제 12개를 선정해 발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혁신적인(Disruptive) 반도체 구조 및 구현 기술 △난치병 치료를 위한 세포치료제 △양자컴퓨팅 실용화를 위한 원천 기술 등 6개 분야에 총 123억5000만원의 연구비를 지원한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삼성전자가 2013년부터 1조5000억원을 출연해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과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를 설립해 한국의 미래를 책임지는 과학기술을 육성·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국가 지원을 받기 어려운 도전적인 연구자들을 발굴하기 위해 이건희 삼성 회장이 만든 사업을 이 부회장이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발표한 연구과제를 포함해 기초과학 분야 201개, 소재 분야 199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201개 등 총 601개 연구과제에 7713억원의 연구비를 집행했다. 성과도 잇따르고 있다. 지금까지 국제학술지에 1241건의 논문이 게재됐으며, 특히 사이언스(5건), 네이처(2건) 등 최상위 국제학술지에 소개된 논문만 93건에 달한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한국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디스플레이 관련 연구 외에도 생리학과 수리과학 등 다양한 기초과학 분야에 대해서도 폭넓은 지원을 하고 있으며,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KAIST 손종우 교수 연구팀이 규명한 소금 섭취 제어 메커니즘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고, 고등과학원 김상현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미적분 전개 가능한 다양체의 수학적 성질에 관한 연구 결과는 수리과학 분야 최상위 학술지인 인벤시오네 마테마티케에 소개됐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의 인재 양성과 과학기술 중시 투자는 현 산업은 물론, 미래를 위한 새 성장동력 육성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겠다는 이 부회장의 상생 경영이 해를 거듭할 수록 성과를 낼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찾아 사내 벤처프로그램 ‘C랩’을 통해 스타트업에 도전 중인 임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며 격려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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