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희토류 무기화 휘두르는데..'공급망법' 발목잡는 野

[이슈포커스]中 희토류 굴기에 위기 몰린 韓
中, 희토류 영구자석 제조 기술 수출금지 검토
소·부·장 또는 제품 수출 차단 시 국내 업계 타격
中 희토류 광물 수출 막을 가능성도 배제 못 해
공급망 기본법, 국회서 6개월째 논의조차 안해
  • 등록 2023-04-18 오후 8:30:00

    수정 2023-04-19 오후 2:26:40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중국 정부가 희토류(희귀 금속 원소) 영구자석 제조 기술의 수출금지 조치를 연내 발효하면 관련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을 내재화하지 못한 우리나라로선 언제든지 생산이 중단될 수 있는 위기에 몰리게 됩니다.” (한 업계 관계자)

중국 정부가 ‘첨단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리는 희토류 영구자석 제조 기술에 대한 수출금지를 검토하자 국내 산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중국이 영구자석 관련 소·부·장 또는 제품 수출을 차단하면 전기차·발전기 등을 생산하는 국내 업계에 타격이 불가피해서다. 내년부터는 수출금지 대상을 희토류 광물 전체로 확대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국내 반도체·전기차 등 첨단 전략산업이 멈춰 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발의된 공급망 기본법(경제안보를 위한 공급망 안정화 지원 기본법)은 6개월째 국회에 표류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더불어민주당이 기획재정부의 공급망안정화위원회 총괄 여부 및 공급망안정화기금의 별도 조성에 대한 적합성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드러내고 있어서다.

여기에 최근 여야 간 입장차가 큰 ‘사회적경제기본법(사경법)’ 연계 처리 문제 등과 맞물려 재정준칙(국가재정법)뿐 아니라 공급망 기본법도 발목이 잡힌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국회 회의록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열린 경제재정소위 회의에서 민주당 간사인 신동근 의원은 기재부가 재정 부담 증가 등을 이유로 사경법에 반대하자 “공급망 기본법 안 해 줄 테니까”라고 했다. 사경법 연계 처리를 위해 공급망 기본법을 볼모로 잡은 것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야당이 사경법 처리에 대한 압박을 지속할 경우 공급망 기본법 처리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EU 등이 탈중국을 목표로 한 광물 공급망 구축에 초당적으로 협의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상황이다.

중국 장시성 희토류 광산. (사진=EPA)
1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미국·일본·네덜란드가 첨단 반도체 장비의 중국 수출을 제한한 것에 반발해 연내 발효를 목표로 희토류인 네오디뮴(Nd)과 사마륨코발트(Sm-Co) 등 비철금속 영구자석 제조 관련 기술 수출을 통제하는 개정안을 검토·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이 같은 조치에 희토류 영구자석을 생산하는 국내 기업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희토류 자석 생산량을 늘리고 싶어도 장비 수입이 불가능해지는 데다 설비가 고장 났을 때 수리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일 수 있어서다.

내년부터는 기술이 아닌 품목 수출금지로 이어져 중국으로부터 희토류 광물 자체를 수입하지 못할 수 있다는 위기 섞인 전망도 나온다. 중국은 희토류 생산 1위 국가로, 우리나라는 해외에서 들여오는 희토류 중 91.2%(2021년 1~10월 기준)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이 수출을 막으면 2021년 벌어졌던 ‘요소수 사태’보다 더 심각한 상황을 맞이할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정작 희토류 등 핵심 광물 공급망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공급망 기본법은 국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공급망안정화위원회 설치 및 공급망안정화기금 조성 등 세부 내용뿐 아니라 사경법 연계 처리 문제를 놓고 야당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급망 기본법 등 시행이 늦어지면 국내 산업 경쟁력이 후퇴할 수 있는 만큼 야당이 공급망 기본법 제정에 협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글로벌 자원 민족주의가 고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공급망 기본법조차 통과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희토류 자석 생산이 가능한 국내 기업을 육성·지원하는 한편 공급망을 다변화할 수 있는 정책과 제도 구축이 시급하다”고 짚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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