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의 파격..'보수' 깃발 내리고 기본소득 화두 제시(종합)

김종인 3일 "난 보수란 말 안 좋아해"
"물질적 자유 극대화가 정치의 목표"
"1차 추경 보면 정부가 안일했다"
  • 등록 2020-06-03 오후 4:05:16

    수정 2020-06-03 오후 9:34:25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미래통합당 초선 의원들을 대상으로 강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연일 ‘보수’ 색채를 빼며 외연 확장에 나섰다. 그는 3일 “정치의 근본적 목표는 물질적 자유의 극대화”라며 소득 보장 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보수란 말 안 좋아해..중요한 것은 ‘물질적 자유’”

김종인 위원장은 3일 아침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합당 초선 의원 공부 모임에 강연자로 참석해 “보수가 지향하는 가치는 자유인데, 법 앞에 평등 같은 형식적 자유는 의미가 없다”며 “최종적으로 물질적 자유를 어떻게 극대화시키느냐가 정치의 가장 기본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특히 ‘보수’라는 용어에 대해 “김종인이 와서 보수라는 단어를 다 지워버리는 게 아니냐고 하는 데 저는 보수라는 말 자체는 좋아하지 않는다”며 “미래통합당에서 지향하는바 역시 실질적인 자유를 어떻게 구현해 내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또 “지난 2016년 더불어민주당에서 일할 때도 ‘무엇이 진보의 가치냐’라는 질문에 답변하지 못하더라”며 진보·보수라는 이념논쟁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물질적 자유’를 극대화하는 것이 기본소득을 의미하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배고픈 사람이 길을 가다가 빵집을 지나가는 데 김이 모락모락 나는 빵을 보고 그게 먹고 싶다. 하지만 돈이 없어서 먹을 수가 없다면 그런 사람에게 무슨 자유가 있을 수 있겠느냐”며 “그런 가능성을 높여줘야 물질적 자유라는 게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가 국민들에게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일정 소득을 보장하는 기본소득의 개념을 풀어서 설명한 셈이다.

다만 김 위원장은 “기본소득이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다. 아무렇게나 한다고 해서 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공감대가 있는 것과 가능하게 하는 재원 확보는 별개 문제”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지금 엄격하게 검토를 할 수 있는 상황이지 함부로 이야기할 상황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선 김종인 비대위가 ‘청년기본소득’을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앞서 김종인 위원장은 지난 4·15 총선 당시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선거를 지휘하며 코로나 사태로 학습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대학생들에게 1인당 100만원씩 특별재난장학금을 지급하자는 주장을 내놨다.

“국가 부채 있으면 나라 가라앉는 줄 알아”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이해찬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도 확장 재정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김 위원장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관련 “전 세계가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상황을 겪고 있는 비상한 사태에서 우리도 비상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잘못하면 우리가 선진국으로 바로 진입하느냐 이 상황에서 추락하느냐 기로에 서 있다”며 “그래서 대책을 빨리 빨리 해야 하는데 최근 느끼는 것은 우리가 한 번도 정부 재정이 경제 정책을 하는 데 큰 역할을 해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그동안 너무 국가부채 얘기만 과도하다 보니”라고 호응하자, 김 위원장도 “국가 부채에 대한 두려움만 있고 국가부채 얘기하면 나라가 가라앉는 것처럼 하는데, 정부 재정 관련은 예산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으니 국회가 그 역할을 충실히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 대표와 비공개로 독대한 자리에서도 “1차 추경 등을 보면 상황을 안일하게 보는 것 아니냐”며 관료들의 소극적인 대응을 지적했다고 송갑석 민주당 대변인은 전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1988년 13대 총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두 번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낸 김 위원장은 민주정의당 후보로 서울 관악을에 출마, 3선을 노렸으나 평화민주당 후보인 이 대표에 5000여표(4%포인트) 차이로 패했다.

이후 김 위원장은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친노 좌장인 이 대표를 컷오프(공천배제)했다. 이 대표는 컷오프에 반발해 탈당, 무소속으로 세종시에 출마해 당선된 뒤 복당했고, 김 위원장은 비례대표직을 던지고 탈당해 야인으로 돌아갔다. 김 위원장은 이날 민주당 대표실에 들어오며 “4년 전 내 자리”라며 뼈 있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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