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대한항공 기내식 매각가 1조원?…가격협상 '리부트'

대한항공 기내식·기판사업 매각 한앤코와 협상
한앤코, 기내식·기판·칼호텔 패기지 1조 제시
칼호텔 빠지면서 두 사업부 7000억 밸류 전망
대한항공 1조 고수 움직임…치열한 실사 예고
"가격 합의 미뤄질 경우 딜 클로징 늦어질 것"
  • 등록 2020-07-14 오후 3:57:59

    수정 2020-07-14 오후 3:58:26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대한항공(003490)이 국내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한앤코)에 기내식과 기내 면세품 판매(기판) 사업부 매각을 위한 배타적 협상권을 부여한 가운데 세간에 알려진 1조 밸류에이션(기업가치)에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초 매각 대상에 있던 칼호텔네트워크가 제외된 상황에서 예정대로 두 개 사업부만 인수할 경우 최종 인수가격이 수천억 가까이 줄어들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어서다. 최장 두 달여간 펼쳐질 실사 과정에서 양쪽의 협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7일 인천국제공항에 멈춰선 대한항공 항공기들. (사진=연합뉴스)
기내식·기판 매각가 1조원?…새국면 접어든 인수전

대한항공은 지난 7일 열린 이사회에서 기내식과 기판 사업부 매각 추진을 위해 한앤코에 배타적 협상권을 부여했다. 대한항공은 해당 내용을 이사회에 보고하고 한앤코와 매각 업무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업계에서는 기내식·기판 사업부 매각 금액으로 1조원을 베팅했다는 소식이 일파만파 퍼져 나갔다.

그러나 투자은행(IB)과 항공업계 안팎에서는 1조원이라는 가격은 사실과 다르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IB업계에 따르면 매도자인 대한항공 측은 기내식·기판 사업부에 대한 매각 희망가를 1조원에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원매자인 한앤코 측은 이들 두 개 사업부에 칼호텔네트워크까지 인수하는 조건으로 1조원을 제시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칼호텔 네트워크는 1024개의 객실을 보유한 그랜드하얏트 인천과 제주·서귀포 KAL 호텔 등 총 3개의 5성급 호텔을 보유한 호텔 전문 기업이다. 연초부터 업계에서 잠재 매물로 꼽히면서 재무적 투자자(FI)들의 꾸준한 관심을 받아왔다.

업계에 따르면 한앤코는 기내식·기판·호텔로 이어지는 패키지 딜에 주목했다. 한앤코는 2017년 현대중공업그룹으로부터 호텔 현대를 인수하면서 호텔 투자에 발을 들였다. 이후 울산·목포·경주에 있는 호텔 3곳과 전주 르윈호텔, 포항 베스트웨스턴 호텔을 인수한 뒤 ‘라한’이라는 이름의 호텔체인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한앤코 측이 칼호텔네트워크 인수에 관심을 가졌던 이유다.

그러나 한앤코 측이 책정한 칼호텔네트워크 인수가격이 3000억원 안팎이었던 반면 대한항공 측은 5000억원 전후를 원하면서 양측 간 밸류에이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더욱이 칼호텔네트워크가 한진칼(180640)의 자회사다 보니 지배구조와 관련된 복잡한 실타래를 풀기 여의치 않아 인수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난 4월 2일 대한항공 인천 기내식 센터 모습(사진=연합뉴스)
기내식은 공감대·기판 사업부는 변동 가능성

문제는 기내식·기판 사업부만 놓고 봤을 때 매각가 1조원을 유지하기가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양측은 기내식 사업부는 5000억원 안팎에 인수하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적기인 대한항공 사업부 ‘프리미엄’을 적용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이전 실적을 기준으로 지난 2018년 한진중공업홀딩스가 기내식 계열사인 하코(HACOR) 지분 매각 때의 멀티플(12배)을 적용해 5000억원 안팎에 책정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00억원 안팎에 책정한 것으로 알려진 기판사업 밸류에이션은 변동의 여지가 남아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기내식 사업부는 볼트온(유사기업 인수합병)을 통한 가정간편식(HMR) 시장 잠재력에 (밸류에이션을) 유지하는 분위기다”면서도 “업계 내에서도 기판 사업부는 내년 2분기까지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보니 현재 밸류에이션을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산술적으로 두 사업부에 대한 합산 가격이 7000억원으로 추정하는 상황에서 기판 사업부의 밸류 조정이 추가로 이뤄질 경우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양측이 인수가격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 없이 배타적 협상권만 부여한 점도 서로의 전략을 펼치기 위한 점과 무관치 않다는 견해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매도자(대한항공) 입장에서는 사업부를 매각하더라도 일정 지분을 들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줄어들 금액을 감안하면) 세간에 흘러나온 밸류에이션이 그대로 유지되기 바랄 것”이라며 “반면 원매자(한앤코) 쪽에서는 추후 실사 과정에서 합리적인 근거를 들어 조정하면 되기 때문에 현재 밸류에이션에 크게 의미부여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타적 협상권을 받은 한앤코는 조만간 실사 작업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실사 과정은 최소 한 달에서 길게는 두 달까지 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산 대부분이 국내에 있어 실사에 어려움은 없지만 기판 사업부의 경우 재고물품 등 세부 요소를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여유를 두고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매각 자체에는 양측이 합의했지만 가격 협상이 예상보다 길어질 경우 매각 종료가 미뤄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며 “현재는 빠져 있지만 칼호텔네트워크 인수에 대한 불씨가 남아 있는 부분도 (최종 매각가에)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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