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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1호기 언제 중단하냐' 文질문에…조기폐쇄 결정한 백운규(종합)

월성1호기 조기폐쇄 결정은 어떻게 내려졌나
백운규, 경제성 평가 하기도 전에 "즉시가동 중단해라'
  • 등록 2020-10-20 오후 5:29:48

    수정 2020-10-21 오전 8:50:13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018년2월 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조찬간담회에서 ‘국민의 삶을 바꾸는 산업 혁신성장’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감사원은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즉시 중단 결정을 내린 시점을 2018년 4월 3일로 적시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월성 1호기 조기폐쇄가 경제적으로 타당한지 판단하기 위해 삼덕회계법인과의 용역을 체결한 시점은 2018년 4월 10일이다.

용역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산업부는 이미 조기폐쇄와 즉시 가동 중단 쪽으로 마음을 굳히고 있었다는 것이다. 백 전 장관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월성 1호기 영구 가동중단은 언제 결정할 계획이냐”라고 물었다는 부하 직원의 말이었다.

“나도 장관 지시를 거부하기 어려웠다”

20일 발표된 감사원의 ‘월성 1호기 조기폐쇄 타당성 점검’ 감사결과 보고서는 백 전 장관이 이같은 결정을 하게 된 배경을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당초 산업부와 한수원은 월성 1호기 조기폐쇄 시점으로 원자력안전위원회 영구정지 운영변경허가 시까지 2년 6개월간 가동한 후 폐쇄하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었다

2018년 3월 한수원이 자체적으로 수행한 경제성 평가 자료를 기초로 월성 1호기 중단시점에 따른 손익을 분석한 결과, ‘월성 1호기를 설계수명 시까지 계속 가동하는 방안이 가장 경제적’이라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가 월성 1호기 조기폐쇄를 국정목표로 설정한 상황에서 고리 1호기 사례를 비춰봤을 때 이같은 방안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봤다. 대통령 비서실 역시 문제없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한다.

분위기가 급작스럽게 바뀐 것은, 담당 과장이 전날 청와대 비서관실 행정관에게 전해들었다는 내용을 장관에게 보고하고 나서다.

채희봉 당시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이 월성 1호기를 방문하고 돌아와서 외벽에 철근이 노출됐다는 점을 청와대 내부보고망에 게시하자,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월성 1호기 영구 가동 중단은 언제 결정할 계획이냐고 물었다는 것이었다. 백 전 장관은 “한수원 이사회가 경제성, 지역수용성을 고려해 폐쇄를 결정한다고 하면 다시 가동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으냐”고 질책하면서 한수원 이사회가 조기폐쇄를 결정하는 즉시 가동을 중단하는 방향으로 재검토하도록 지시했다.

장관의 지시를 받은 과장은 보고서를 조기폐쇄 결정과 동시에 즉시 가동을 중단하는 방향으로 수정했다. 또 한수원 본부장 등을 산업부로 불러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 한수원 본부장이 원안위의 영구정지 운영변경 허가 시까지 가동하는 시나리오를 검토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이미 방침은 정해졌다는 답만 돌아왔다.

“나도 장관의 지시를 거부하기 어려웠다. 한수원 직원들도 똑같이 느껴졌을 것이다” 해당 과장은 감사원의 조사에서 이같이 진술했다.

“정부가 원하는 결과를 맞추기 위한 작업”

이후에는 월성 1호기 조기폐쇄와 즉시 가동중단을 위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작업이었다. 당초 용역설계서에서 제시됐던 영구정지 운영변경허가 시까지 가동하는 시나리오는 제외되고 ‘즉시 가동중단’과 ‘설계수명 시까지 계속 가동하는 방안’만 비교해서 경제성 평가가 실시됐다.

형식상으로는 한수원이 삼덕회계법인에 경제성 평가를 의뢰하는 것이었지만 산업부는 삼덕회계법인과의 면담에 한수원 직원조차 참석하지 못하게 했다. 경제성 평가가 낮게 나오도록 ‘전기판매 단가에 물가상승률을 적용하지 않도록 하라’는 등 구체적인 지시를 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이를 충실히 이행했다. 전력판매 단가에 한수원 전망단가를 사용하자는 주장을 한 것도 그다. 삼덕회계법인이 한수원 전망단가가 실제보다 낮아 경제성 평가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해도 이를 주장했다.

그 결과 월성 1호기 계속 가동 경제성은 1779억여원에서 164억여원으로 10분의 1로 축소됐다. 다만 분기점 이용률은 39.9%에서 55.9%로 오히려 올랐다. 이후 삼덕회계법인은 3차례 회의 후 계속가동 경제성이 224억원이고 분기점 이용률을 54.4%로 확정한 최종 보고서를 한수원에 제출했다고 한다. 삼덕회계법인 관계자는 용역보고서 초기 검토 회의 후 한수원 관계자에게 “처음에는 정확하고 합리적인 평가를 목적으로 일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한수원과 정부가 원하는 결과를 맞추기 위한 작업이 돼 버린 것 같아 기분이 조금 씁쓸하다”는 내용의 메일을 전송했다.

“이렇게 저항 큰 감사는 처음”

최재형 감사원장은 지난 15일 국정감사에서 “이렇게 감사저항이 큰 감사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200쪽의 감사보고서에는 바로 감사저항의 실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2019년 10월 월성 1호기 감사가 국회 청구로 시행되자 백 전 장관은 전 부하직원을 불러 대책을 논의했다. 이후 문모 국장은 부하직원에게 지시해 컴퓨터·이메일·핸드폰 등에 저장된 모든 자료를 삭제하도록 했다. 이 직원은 다른 직원의 컴퓨터에 있는 자료를 삭제하기 위해 일요일 밤늦게 출근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444개 문서가 삭제됐던 것을 확인했고 이중 324개만 복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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