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출동하는 美 빅테크 컨콜…한국은?

애플·페이스북 등 美기업 CEO, 컨콜서 직접 답변
삼성전자·LG전자 등 韓기업들은 임원들이 갈음
직접 나서기 꺼리는 문화 작용…반기업 정서 영향
  • 등록 2021-07-29 오후 4:55:47

    수정 2021-07-30 오전 11:06:11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6월 애플 월드와이드 컨퍼런스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사진=AFP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오는 3분기 실적은 반도체 공급 차질 여파로 예전만 못할 수 있다.”(애플 팀 쿡 CEO)

“전기 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이 의미 있는 규모로 생산되려면 반도체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테슬라 일론 머스크 CEO)

“반도체 산업이 수급 균형을 회복하는 데 1~2년이 걸릴 수 있다.”(인텔 팻 겔싱어 CEO)

2분기 어닝시즌을 맞은 미국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은 분주했다. 컨퍼런스콜에 직접 참석해 기관투자자·증권사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자사의 실적·향후 전망 등을 설명해야 하는 만큼, 철저한 준비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컨콜을 듣는 입장인 국내외 주주·투자관계자로선 CEO의 명료한 직접 설명과 비전 제시에 믿음이 갈 수밖에 없다.

28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CEO가 2분기 실적발표 후 컨콜에서 “페이스북의 미래는 메타버스”라며 본인이 지향하는 방향을 분명히 밝힌 게 대표적이다. 저커버그 CEO는 메타버스야말로 “페이스북의 다음 장(章)”이라며 “완전히 새로운 경험과 경제적 기회를 창출하겠다”고도 했다.

반면 한국 기업의 경우 CEO가 직접 컨콜에 나서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통상 최고재무책임자(CFO)나 그보다 낮은 급의 임원이 대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9일 나란히 2분기 실적발표 후 컨콜을 진행한 삼성전자·LG전자도 부사장급·상무급이 답변자로 나왔다. 이와 관련, 재계의 한 관계자는 “애널리스트들이 디테일을 잘 아는 분들을 원하기 때문 아니겠느냐”고 했다. 그러나 투자자들 사이에선 아쉬움이 묻어난다. 정적 듣고 싶은 진전되고 구체적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투자계획 등 무게감 있는 비전은 듣지 못한다는 의미다.

일각에선 양국 간 ‘문화적 차이’를 거론하기도 한다. 대중(大衆)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직접 나서기를 꺼리는 한국 특유의 문화가 기업에서 특히 더 발현된다는 거다. 여기에는 만연해진 반기업정서도 한몫한다. 지난 3월 한국경영자총협회의 ‘반기업정서 기업 인식조사’에선 반기업 정서가 ‘존재한다’고 답한 기업이 93.6%에 달했다. 기업 총수나 CEO가 전면에 나서봤자 ‘득 보단 실’이 많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최근 최태원 SK그룹·정용진 신세계그룹·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등 기업 총수들이 직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대중과의 소통을 늘려나가고 있는 점은 환영할만하다. 재계 관계자는 “언젠간 이런 분위기가 컨콜에도 이어지지 않겠느냐”고 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2017년 페이스북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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