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다니는 우리 아이들이 특히 많이 앓는 질환이 있다. 바로 척추가 옆으로 휘어지는 ‘척추측만증’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척추측만증으로 진단받은 환자 9만4천여 명의 약 40%인 3만8천여 명이 10~19세의 청소년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여러 연구에서 여학생을 대상으로 한 척추검진 결과, 척추측만증 진단 기준인 커브 각도 10도 이상인 경우가 100명 중 6~10명에 이를 정도로 그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김재원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특발성(원인불명) 척추측만증은 통증 등의 증상이 없고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초경이나 10살 전후부터 성장이 멈출 때까지 급격히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며 “조기진단과 재활치료, 보조기 등의 적절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부모들이 자녀의 자세나 성장, 신체 변화에 관심을 갖고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어깨 높이 다르다면 척추측만증 의심해야
척추측만증은 허리가 C나 S자형으로 휘어지는 척추 변형으로 골반이나 어깨의 높이가 서로 다르거나 몸통이 한쪽으로 치우쳐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척추측만증은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면 철심을 이용해 척추를 고정하는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척추측만증은 특발성 척추측만증이 85~90% 정도로 가장 많다. 특발성 척추측만증은 주로 사춘기 전에 발생하고 여자 아이에서 빈도가 높다. 커브 각도 20도 이내의 경한 경우는 여성이 남성의 2배 정도지만 40~50도 이상으로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여성이 10배 더 많다. 가족 중 척추측만증이 있다면 발생률은 약 20%까지 올라간다. 일반 발생률 2%에 비해 10배 정도 높은 수준이다.
김재원 교수는 “특발성 척추측만증으로 내원한 청소년들은 좌우 어깨 높이가 다르거나 어깨의 비대칭 등 자세 비대칭으로 병원을 찾은 경우가 많고, 증상은 없지만 엑스레이에서 척추측만증으로 진단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휘어진 각도나 환자 따라 맞춤 치료법 찾아야
척추가 20도 이하로 휘어진 경우 재활치료를 시행하고, 4개월~1년 간격으로 엑스레이로 추적 관찰한다. 이때 각도가 급격히 증가하거나 각도가 20도 이상으로 증가하면 보조기 착용이 필요하다. 보조기의 착용 여부, 종류, 착용 시간은 환자의 나이, 위치, 심한정도에 따라 다르다. 보조기는 더 이상 휘어지지 않도록 방지하는 역할을 하며, 보조기를 착용하는 경우에도 재활치료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김재원 교수는 “척추측만증은 조기에 발견할 경우 재활치료나 보조기를 통해 더 이상 변형되는 것을 방지하는 치료를 할 수 있지만 아주 큰 각도로 휘어진 상태에서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는 만큼 사춘기가 진행되기 전 조기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