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애플의 주식 쪼개기, 어떤 효과 있나

애플 상장 때 1주 샀다면 올해 224주로 불어나
주가 낮춰 수급 유입 용이→주가 재상승 동력
다만 항상 주가 오르는 건 아냐…삼성전자 일례
이미 주식 쪼개사는 사람 많은 美…분할 효과 의문도
  • 등록 2020-08-13 오후 3:56:49

    수정 2020-08-13 오후 3:56:49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최근 미국에서 주식을 쪼개는 ‘주식분할’이 화제가 되고 있다. 애플에 이어 전기차업체 테슬라까지 주식분할을 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런 소식에 두 종목의 주가는 당장 크게 뛰었는데, 대체 주식분할이 뭐길래 시장은 호재로 받아들인 걸까? 그리고 또 시장의 예상대로 주식분할이 호재인 건 맞는 걸까?

애플 상장 때 1주 샀다면 올해 224주로 불어나
주식 분할을 발표한 테슬라(좌)와 애플(우)의 모습. (사진=AFP)
앞서 테슬라는 오는 21일 기준으로 주식 1주를 5주로 쪼개겠다고 밝혔다. 애플 역시 주식을 4대 1로 나누겠다고 밝힌 상태다. 주식이 쪼개진 만큼 주가는 낮아진다. 테슬라의 주가는 5분의 1, 애플의 주가는 4분의 1로 줄어드는 셈이다.

주식을 쪼개는 건 과거 삼성전자(005930)가 단행했던 액면분할과 비슷하다. 2018년 5월 삼성전자는 1주를 50주로 쪼개면서 265만원이었던 주가 역시 5만원대로 내려앉았었다. 그런데 테슬라·액플이 주식을 쪼개는 걸 ‘액면분할’이라 부르지 않는 이유는, 미국 주식은 액면가라는 게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액면을 쪼갰다고 하지 않고 그냥 주식을 쪼갰다고 표현한다.

테슬라의 주식 분할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애플은 과거 4번씩이나 주식을 쪼갰었다. △1987년 6월 16일(2대 1) △2000년 6월 21일(2대 1) △2005년 2월 28일(2대 1) △2014년 6월 9일(7대 1) 순으로 말이다. 만약 1987년 애플 상장 당시 1주를 샀었던 주주라면, 올해 주식분할이 끝나고 나면 계좌에 남은 애플 주식이 224주로 불어나게 된다.

애플, 테슬라는 왜 주식을 쪼개나?

주식분할을 한다고 해서 회사가 달라지는 건 하나도 없다. 회사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달라지는 것도 거의 없다. 그래서 최근 미국 시장에선 주식 분할이 그리 활발하지 않았다. 높은 주가 자체가 회사의 격을 보여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회사가 주식을 쪼개는 이유가 있다. 바로 더 많은 주주들을 끌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애플의 주식을 1주 사려면 50만원(약 450달러)이 필요하다. 테슬라는 무려 1주당 가격이 180만원(약 1550달러)에 달한다. 한 주당 가격이 높다 보니 투자자 입장에선 한 주를 사는 데에도 고민하게 되고, 산다고 해도 몇 주 못사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러다 보니 회사 입장에선 주식을 쪼개서 주가를 낮춘 뒤 더 많은 투자자가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주식분할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기대감이 영 틀리진 않다는 게 한국 시장에서도 증명이 된 바 있다. 예컨대 삼성전자는 액면분할 전 한 주 당 가격이 260만원이나 됐던 탓에 쉽게 사고 팔지 못했고, 일평균 거래량은 30만주 안팎을 오갔다. 그러나 액면분할 후 한 주당 가격이 4만~5만원대로 저렴해지자 거래량도 폭증했다. 현재 삼성전자의 일일 거래량은 2000만주 안팎을 오간다.

주가 오르나?…일각선 “이미 쪼개서 산다” 회의론도
미국 온라인 증권사 ‘찰스슈왑’은 어떠한 주식도 5달러어치 살 수 있는 ‘주식 분할 거래(Stock slices)’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한 주 당 415달러 하는 넷플릭스의 주식을 5달러어치 사서 주식 한 주에 1.2%의 지분을 가지는 셈이다(사진=찰스슈왑 홈페이지)
이러다 보니 주식을 쪼개면 주가가 오른다는 기대감도 커진다. 더 많은 매수세가 들어오며 주가를 부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의 경우 ‘주가상승→주식분할→더 많은 매수세 유입→주가상승→주식분할→…’의 과정을 거친 회사가 적지 않다. 애플이나 스타벅스가 대표적이다. 다만 삼성전자 사례에서 보듯 액면분할을 한다고 해서 주가가 꼭 오르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현재 시장상황을 감안하면 주식분할이 꼭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이미 상당수의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쪼개서 사고 있는 까닭이다.

미국 대형 자산운용사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등 상당수의 증권사들은 개인투자자를 상대로 주식을 쪼개서 살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주당 3000달러 하는 아마존의 주식을 1000달러만 사서 0.3주만 보유하는 식이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에서만 34만개의 계좌가 지난 1~2월 분할 주식 거래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그러면서 WSJ는 개인투자자가 주식 분할거래를 이용해 테슬라나 애플 등 기술주들을 사들여 주가를 끌어올렸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실제 지난해 12월부터 분할 주식 거래 서비스를 제공한 증권사 ‘로빈후드’에서는 서비스 제공 이후 투자자들이 △1위 테슬라 △2위 아마존 △3위 애플 △4위 마이크로소프트 △5위 넷플릭스 순으로 분할 주식 거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지난 5일 기준). 주식분할을 결정한 테슬라와 애플의 주식을 이미 쪼개사고 있는 사람이 그만큼 많단 얘기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홈런 신기록 달성
  • 꼼짝 마
  • 돌발 상황
  • 우승의 짜릿함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