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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격 사의 표명…중수청 설치·정권 수사에 제동(종합)

尹 "정의와 상식 무너지는 것 더는 두고 볼 수 없어"
윤석열 사퇴로 與 당분간 중수청 입법 동력 상실 전망
정권 수사팀 방패막이 尹 부재로 수사 차질 가능성도
차기 총장엔 친정부 성향 이성윤 중앙지검장 유력 거론
  • 등록 2021-03-04 오후 3:03:07

    수정 2021-03-05 오전 7:39:54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에 강경한 반대 입장을 보여 온 윤석열 검찰총장이 끝내 사의를 표명했다. 검찰총장 임기를 불과 4개월여 앞두고서다. 윤 총장이 사의를 표하면서 정치권에서 당분간 중수청 설치 입법에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윤 총장 부재로 인한 정권 수사 향방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출근해 자신의 거취 관련 입장을 밝히던 중 눈을 감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총장은 4일 오후 2시께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출근길에 “저는 오늘 총장을 사직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나라를 지탱해 온 헌법 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윤 총장은 지난 2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현재 여권이 추진 중인 중수청 설치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윤 총장은 “직(職)을 걸 수 있다면 100번이라도 걸어서 (중수청 설치를) 막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3일 대구고검·지검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라는 것은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으로서 헌법 정신에 크게 위배되는 것으로 국가와 정부의 헌법상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맹비난했다.

전날 대구에서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저녁 늦게 일정을 마친 윤 총장은 이날 오전 반차를 내고 입장문 작성에 들어갔다. 이미 윤 총장은 최근 측근들에게 자신이 물러나야 중수청 추진도 멈추지 않겠냐는 취지의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윤 총장은 이날 사의를 밝히며 “검찰에서 제가 할 일은 여기까지다. 그러나 제가 지금까지 해 온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며 향후 정치 활동을 암시하기도 했다.

다만 윤 총장은 사퇴 후 정치 입문 계획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일절 답하지 않고 준비한 입장문만 낭독한 뒤 청사로 들어갔다.

윤 총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여권의 중수청 설치 추진도 당분간 동력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이 검찰총장 직까지 던지고 중수청 설치에 공개적으로 반발한 상황에서 여당이 중수청 설치 법안 발의를 강행할 경우 당장 오는 4월 재·보궐선거에서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윤 총장 부재로 올해 들어 속도를 내고 있던 현 정권 관련 수사도 주춤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 총장은 올 들어 검찰 인사 때마다 법무부에 정권 관련 수사팀들의 현상 유지를 요청할 정도로 수사팀의 방패막이 역할을 자처해 왔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이 같은 윤 총장 요구를 받아들여 취임 후 두 번의 인사를 소폭 전보 인사로 마무리했다.

현재 대표적인 정권 관련 수사팀으로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 금지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형사3부(이정섭 부장), 월성 원전 경제성 부당 평가 의혹 수사를 맡고 있는 대전지검 형사5부(이상현 부장),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 등이 있다. 이 중 김학의 사건은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에 대해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검사 연루 부분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이첩한 상태다. 월성 원전 수사는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한 구속 영장이 기각된 가운데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에 대한 직접 조사 정도만을 남겨두고 있다.

차기 검찰총장으론 친정부 성향 검사로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법대 후배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성윤 지검장은 사법연수원 23기로 윤 총장, 박범계 법무부 장관 등과 동기다. 다만 이 지검장이 김학의 사건에 연루돼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이 지검장은 지난 2019년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있을 당시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의혹을 포착한 수원지검 안양지청 수사팀에 수사 중단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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