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치권의 통설에 걸맞은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당내 기강 잡기에 이어 경제 전반을 직접 챙기면서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확실한 이미지 구축에 나선 것. 현 정부 최장수 총리를 지낸 이 대표가 ‘관리형’ 리더십 차원을 넘어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담아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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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21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경제상황 점검 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이 자리에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포함해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 경제 관련 부처 장관들이 총출동했다. 특정 분야 ‘당정 협의’가 아니라 경제 상황 전반 관련 회의를 주재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 대표는코로나19 여파로 나빠진 경제 상황과 부동산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받은 뒤, 산업 수출·중소기업벤처·전세·고용안정·금융 지원 5개 분야를 논의했다.
허영 대변인은 비공개 회의 후 취재진에게 “이 대표는 `현장과 정책 사이에 괴리가 있는 만큼 현장을 더욱더 챙겨야 한다`고 요구했다”면서 “`제도의 제약을 뛰어넘는 노력과 대책이 필요하다`는 말도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연이은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와 자살 문제에 대해서도 현장 점검을 주문하며 산업안전보건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미래주거추진단 등 당내 태스크포스(TF)를 잇달아 구성하면서 현안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는 이 대표가 경제 상황 전반까지 직접 챙기고 나선 것은 존재감 과시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 성공 뒷받침 등 다목적 포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치평론가 박상병 박사는 “차기 대선을 치르는 건 당이라 집권 후반기 당청 관계의 무게추는 여당 쪽에 쏠릴 수밖에 없다”면서도 “다만, 임기 말 레임덕 현상이 발생하는 통상의 경우와 지금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부정 평가가 앞서고는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 지지도가 40% 중반대를 기록할 정도로 견고해 레임덕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이어 “이 대표 입장에서는 문재인 정부를 성공한 정부로 만들어야 ‘팬덤’층인 친문의 지지를 얻어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이길 수 있다”며 “(대선 출마를 위해)내년 3월에 물러날 때 현 정부를 성공한 정부로 만든 1등 공신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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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김 위원장이 도쿄 올림픽을 대외 관계 개선을 위한 기회로 생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본 뒤, “대북 관계가 교착 국면인데 이럴수록 `스몰 딜`(작은 협력)을 통해 다시 신뢰를 구축하고 합의를 이어가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 내년 초에는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