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그나칩반도체 中 지분매각…기술유출 우려에도 뒷짐진 정부

中 매그나칩반도체 지분투자 '기술·노하우' 유출 우려
정부 "지분 매각이 곧 국가핵심기술 유출 아냐"
中, OLED 2016년 이후 처음으로 10% 시장 점유율 넘어
  • 등록 2021-04-08 오후 5:30:41

    수정 2021-04-08 오후 9:35:01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다툼이 심화되는 가운데 국내 토종 시스템 반도체 기업인 매그나칩반도체의 중국 자본 매각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권을 비롯해 디스플레이 업계 등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권을 중국에 넘겨주는 꼴”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정부는 한 달이 지나도록 뒷짐만 지고 있다.

8일 오후 구미산단 매그나칩반도체 노동조합이 사내 주차장에서 ‘중국 자본 매각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매그나칩반도체 노동조합)
中 매그나칩반도체에 지분투자는 ‘기술·노하우’

8일 정부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매그나칩반도체로부터 보유 기술 자료를 제출받고 기술 브리핑 등을 받았다. 정부는 국가핵심기술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국가핵심기술 보유재산기업이 해당 기술을 수출하려고 하거나 인수합병(M&A)을 하려고 하는 경우에 (정부에) 승인을 받거나 신고하지 않으면 조사를 진행한다”며 “현재로서는 또 다른 조사 계획은 잡혀있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달 매그나칩반도체는 중국계 자본인 와이즈캐피탈이 주도한 컨소시엄에 회사 지분을 매각(주식 공개매수)하기로 하고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 가격은 최대 1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우리 정부의 승인과 중국 정부의 승인만 남겨놓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매그나칩 반도체의 지분이 중국에 매각되는 것을 두고 해당 회사의 원천 기술 유출의 위험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 자본이 노리는 것은 매그나칩의 기술력과 노하우라는 것이다. 실제로 매그나칩반도체는 OLED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반도체의 강자이자 미래 자동차에 응용될 전력 반도체를 개발, 생산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에 올라있는 기업이다.

여기에 최근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중소형 OLED에서 한국 기업의 턱밑까지 쫓아왔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등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패널시장에서 13.2%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지난 2016년 이후 중국 기업들이 10% 점유율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은 해당 시장에서 85.8%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어 중국과의 격차가 아직은 상당한 편이다. 그러나 지난 2016년 97%포인트였던 한·중 점유율 격차는 2017년 96.5%포인트, 2018년 92.7%포인트, 2019년 79.6%포인트, 지난해 72.6%포인트로 빠르게 줄고 있다.

LCD 패권 中에 넘겨준 전처 밟을까 우려

국내에서 OLED 기술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과거 LCD(액정표시장치) 분야의 패권을 중국에 넘겨줬던 전철을 또 밟을 수 있어서다.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산하 매그나칩반도체 노동조합(노조)는 경북 구미 소재의 매그나칩반도체 사업장 앞에서 ‘매각 결사반대 집회’를 개최하며 “이번 매각이 제 2의 하이디스 사태가 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임상택 매그나칩반도체 노조위원장은 “하이디스는 하이닉스반도체에서 LCD 사업부가 분리되어 나온 기업으로 2002년 중국 BOE에 매각된 이후 기술유출과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친 뒤 2008년 대만 기업에 매각 됐다”며 “이후 한국과 중국의 LCD 기술격차는 10년 이상의 격차에서 단숨에 좁혀졌다. 결국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LCD분야에서 중국에 밀리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현재 매그나칩반도체는 국내 OLED 강자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일부 모델에 사용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DDI가 반도체 전체산업으로 봤을 때 대단한 기술은 아니지만 디스플레이를 구동하는데 있어서는 필수부품이다”며 “중국이 OLED 핵심 기술을 가져갔을 때 시장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 있어 우려스러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중국의 경우 현재 OLED DDI를 만드는 기술이 없어서 대부분 수입해서 사용하고 있다”며 “이번 지분 매각으로 10년 후 제 2의 하이디스 사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치권에서도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김영식 국민의힘 구미시을 국회의원은 “매그나칩 반도체 주력 제품인 DDI는 TV, 스마트폰의 OLED 패널에 들어가는 핵심반도체”라며 “중국 자본으로의 매각은 구미경제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물론 국가 기간산업인 반도체 핵심 기술의 유출이 크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전무이사는 “OLED 기술자체는 국가 핵심기술이 맞지만 DDI가 그 범위안에 들어갈 지 검토해야한다”며 “그 중 매그나칩반도체가 갖고 있는 특허나 원천기술이 핵심기술에 속하는 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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