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마저 긴축의 칼 뺀다…11년만에 금리 인상 예고(종합)

완화 고수했던 ECB, 인플레 앞에 백기
이례적인 7월·9월 연속 금리 인상 예고
"인플레 압력 광범위"…물가전망 상향
  • 등록 2022-06-09 오후 11:01:53

    수정 2022-06-09 오후 11:01:53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마저 긴축의 칼을 빼들었다. 올해 7월 11년 만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데 이어 9월에 또 올리겠다고 직접 밝혔다. 일본은행(BOJ)과 함께 완화정책을 고수했던 ECB가 결국 인플레이션 앞에서 백기를 든 셈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사진=AFP 제공)


완화 고수 ECB마저 ‘긴축 모드’

ECB는 9일(현지시간) 6월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0%로 동결했다.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는 각각 -0.50%와 0.25%로 유지했다. ECB는 2016년 3월 이후 6년 넘도록 제로금리를 이어 왔다.

그러나 시장이 주목한 건 추후 방향이었다. ECB는 통화정책방향을 통해 “7월 회의에서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며 “9월에도 재차 금리를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앙은행이 추후 두 차례 회의에 걸쳐 금리 인상을 예고하는 건 극히 드문 일이다.

특히 ECB는 BOJ와 함께 통화 완화를 고수했던 곳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올해 3월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이후 5월에는 50bp 인상 ‘빅스텝’까지 단행했다. 영국 영란은행은 지난해 12월부터 4회 연속 금리를 올렸다. 현재 1%로 13년 만의 최고치다.

ECB가 뒤늦게 매파 스탠스로 돌아선 건 인플레이션이 통제 불가능할 정도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유로존(유럽연합에서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 회원국)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1%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다. ECB는 “높은 물가는 중대한 도전”이라며 “물가가 중기 목표치인 2%로 복귀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ECB는 이날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올해 6.8%, 내년 3.5%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ECB는 “5월 물가 상승률은 전쟁 등의 영향으로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이라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광범위해지고 심화해 물가 전망치를 상향했다”고 설명했다.

ECB는 그러면서 7월과 9월 금리 인상을 두고 “중기 물가상승률 전망이 유지되거나 악화하면 더 큰 폭 올리는 것도 적절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50bp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이어 “9월 이후에도 지속적인 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9월 이후에도 지속적 금리 인상”

ECB는 이와 함께 현행 자산매입 프로그램(APP) 아래 채권 매입은 7월 1일에 종료하기로 했다. 목표물 장기대출 프로그램(TLTRO Ⅲ)을 통한 유동성 공급은 6월 23일 끝낼 예정이다.

랜들 크로즈너 시카고대 교수는 CNBC에 나와 “ECB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ECB가 움직이지 않으면 매우 높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그는 “ECB는 앞으로 공격적으로 더 나아갈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주목할 건 ECB가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2.8%, 내년 2.1%로 각각 하향했다는 점이다. 최근 주요 기관들은 중심으로 스태그플레이션 경고등이 쏟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진다.

ECB의 매파 기조에 현재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 모두 1%대 하락하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장중 3.073%까지 치솟았고, 이에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장 초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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