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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다시 돌아갈 수 있을 겁니다" 희망의 끈 놓지 않는 도라산

"가스공급 장기간 방치하면 폭발 할수도"
"체류 인원 줄이라고 할 때 가동중단 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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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6-02-11 오후 5:43:35

    수정 2016-02-11 오후 5:43:35

[도라산(경기 파주)=이데일리 이승현 유현욱 기자] “(개성공단에)투자한 지도 얼마 안 됐는데…”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가동 중단 발표 이튿날인 11일 오전 경기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 이날 오전 9시 반쯤 개성공단 출경을 기다리고 있던 한남일 국제성실 법인장은 “그저 착잡할 따름”이라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개성공단에서 아동내의를 생산하는 봉제공장을 운영 중인 한 법인장은 “현재로선 피해액조차 가늠할 수 없어 완제품을 최대한 갖고 나오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나흘간의 설 연휴를 보낸 뒤 이날 개성공단으로 돌아간 홍재왕 GS아트라인 공장장도 비슷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는 “(북측이)기계 설비까지 처분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빨리 문제가 해결돼 다시 복귀할 수 있길 바란다”고 개성공단 가동 재개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북한의 4차 핵실험 강행과 장거리 로켓 발사로 촉발된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사태’를 맞은 입주기업인들의 표정에는 하나같이 근심이 가득했다. 이날 CIQ로비에서 출경을 기다리던 사람들 사이에선 무거운 침묵만 흘렀다. ‘강대강’으로 치닫는 남북 대치 상황을 전하는 뉴스 속보를 그저 말없이 지켜볼 뿐이었다. 지난 2013년 4월 개성공단 가동 중단 당시 북측에 억류된 사람들 이야기가 나올 땐 얼굴이 순간 굳어지기도 했다.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되리란 것을 이미 예감했다는 이도 있었다. 김학주 E1 개성영업소 부장은 “지난 5일부터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렀다”며 “공단관리위원회가 설 연휴를 이유로 체류 인원을 더 줄이길 종용했다”고 전했다.

그는 “개성공단 내 41개 업체에 연간 300톤의 가스를 공급하고 있는데 (가동 중단)사태 장기화로 가스를 오래 방치하면 폭발할 우려가 있다”며 걱정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개성공단에서 나온 주재원들은 갑작스런 사태에 당혹스러워 했다. 오전 10시 30분께 첫번째 입경자들 중 한 명인 개성공단부속의료원 소속 간호사 김주희씨는 “방송 직전 관리사무소를 통해 공단 폐쇄 소식을 알게 됐다. 농담 삼아 ‘이러다 폐쇄되는 게 아니냐’는 얘기를 했는데 현실이 돼 버렸다”고 안타까워했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정부의 갑작스러운 폐쇄 결정으로 피해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조차 힘든 상황”이라며 “2013년에도 가동 중단 이후 설비 재점검과 공장 정상화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갔는데 철수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라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CIQ 입구 앞에는 경기 파주경찰서의 요청을 받은 문상중앙병원 구급 차량이 오전 9시 30분부터 대기하고 있었다. 구급차량 기사 이정섭씨는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첫날인 만큼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상황 대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의 이번 조치에 시민단체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경실련통일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개성공단 폐쇄는 대북제재가 아니라 입주기업들에 대한 제재”라며 “정부는 폐쇄조치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개성공단 폐쇄는 실효성 없는 즉흥적·감정적 결정으로 우리 기업에 피해를 가져오고 한반도 불안정성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보수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는 “개성공단 전면 중단은 우리가 독자적으로 취할 수 있는 강력한 비(非)군사적 대북 경제 제재로 꼽혀왔다”며 “이번 조치는 정부의 깊은 고민이 담긴 실효적·현실적 대북제재”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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