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세계 첫 코로나 백신 개발" 발표에 각국 "안전성 검증 안돼" 비난

러시아 백신, 3차임상 생략…"부작용 클 것"
美·獨 "중요한 건 최초 아닌 안전성·효과 검증"
  • 등록 2020-08-12 오후 4:42:53

    수정 2020-08-12 오후 9:32:40

러시아가 자체 개발한 백신 1차 임상시험 접종 모습. (사진=타스/연합뉴스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김혜미 기자]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를 공식 등록했다고 밝힌 뒤 안전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신의 두 딸 중 한 명에게도 해당 백신을 맞혔다면서 양산을 자신했지만, 통상적인 백신 개발절차를 거치지 않아 세계 각국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코로나19 백신을 세계 최초로 등록했다는 러시아 발표와 관련해 “실제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 있다는 것을 확실히 입증했는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 제조 만으로 안전성과 효과를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도 “백신 개발에서 중요한 것은 세계 최초가 아니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러시아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것은 미국 만이 아니다. 독일 정부는 유럽연합(EU)의 경우 완전한 임상시험 절차를 거친 뒤에야 약물이 승인된다며 “러시아 백신은 품질이나 효능, 안전 검증이 끝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모든 자료를 엄격히 검토할 것이라면서 러시아가 개발한 백신에 대한 사전 자격 인정 가능성을 논의 중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심지어 러시아임상시험기구(ACTO)도 정부를 향해 “3차 임상시험을 통과하기 전까지는 승인을 미뤄달라”는 요청하는 등 안팎에서 안정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백신은 통상 1~3차 임상시험이 끝난 후 규당국의 승인을 받아 공식 등록, 양산, 일반인 접종 절차를 거친다. 하지만 러시아의 경우 3차 임상시험을 건너뛴 채 자체적으로 승인을 내린 만큼 부작용 우려가 크고 국제 공인을 받지 못할 것이란 평가가 다수다.

그동안 미국과 중국, 영국 등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 온 만큼 러시아의 첫 백신 등록 발표는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WHO에 따르면 전세계 각국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은 150개 이상으로, 이 가운데 인체 임상시험에 돌입한 백신만 26개에 달한다.

미국은 ‘워프 스피드’ 작전을 통해 백신 연구개발 및 선주문에 80억달러(한화 약 9조5000억원)를 투입하는 등 코로나19 백신 양산에 가장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미국에서는 모더나와 화이자가 각각 3만명 규모 3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며, 존슨앤존슨과 노바백스, 이노비오 등도 머잖아 3상 시험으로 넘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에 앞서 백신이 개발하라고 제약사들을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백신 등록 발표 직후 기자회견에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으나 “미국의 백신 개발은 엄청난 진전을 보이고 있다”면서 “승인에 매우 근접해있다”고 했다.

이밖에 중국 시노백은 브라질과 인도네시아에서, 시노팜은 아랍에미리트와 바레인에서 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는 조만간 3상 시험에 착수하고, 글락소스미스클라인과 프랑스 사노피는 오는 9월부터 실험용 백신의 임상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러시아는 전세계적인 비판과 우려를 공연한 트집으로 몰아가고 있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미하일 무라슈코 러시아 보건부 장관은 12일 “(우리) 백신이 안전하지 않다는 주장은 근거없는 것이며 경쟁으로 인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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