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日 수출 규제 수혜주` 두고 설왕설래

고순도 불화수소 규제 품목 논란..`액체냐, 기체냐`
액체 `불산`은 원재료 日에 의존..국산화 한계
  • 등록 2019-07-22 오후 6:11:20

    수정 2019-07-22 오후 6:20:23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증권가에선 일본 수출 규제 반도체 소재 관련 국산화 움직임이 일어나자 어느 종목이 수혜주인지를 두고 설왕설래가 벌어지고 있다.

◇ 日 수출 수혜주 `솔브레인` 언더퍼폼 투자의견 나와


논란은 19일 키움증권이 일본 수출 규제로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측했던 솔브레인(036830)에 대한 투자 의견을 ‘아웃퍼폼(Outperform, 시장수익률 상회)’에서 ‘언더퍼폼(Underperform, 시장수익률 하회)으로 두 단계 하향 조정하면서 시작됐다. 언더퍼폼은 사실상 주식 매도에 가까운 투자 의견이다.

솔브레인 주가는 일본 수출 규제 품목인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Etching)의 국산화 기대감에 이달 들어서만 무려 40% 넘게 급등했다. 그러나 정작 솔브레인은 불화수소의 액체 형태인 불산을 제조하는 업체로 불산은 이미 국산화가 일정 부분 진행돼 해외 의존도가 높은 에칭가스와 연관성이 크지 않다는 게 키움증권의 설명이다. 솔브레인은 보고서 영향 때문인지 이날 장중 12%나 급락했다 4% 하락 마감했다.

논란은 일본이 규제한 품목이 고순도 불화수소의 기체 상태인 에칭가스냐, 액체 상태인 불산이냐로 번졌다. 그러나 이는 불필요한 논쟁에 불과하다. 고순도 불화수소는 끓는 점이 19.5도, 녹는 점이 -83.6도이기 때문에 액체 형태로 수입된다. 액체 그대로 쓰이면 불산, 액체를 기화시켜서 사용하면 에칭가스가 되는 것이다. 즉, 에칭가스, 불산 모두 규제 대상이다. 고순도 불화수소는 반도체 세정이나 식각(etch) 공정에 사용되는데 불산은 빠르게 넓은 부분을 식각하는 습식 식각 공정에 이용되고 에칭가스는 세밀하게 좁은 부분을 식각하는 건식 식각 공정에 적용된다.

에칭가스 국산화엔 시간 걸리고..불산은 한계

관건은 이를 생산하는 업체들을 중심으로 관련 소재의 국산화가 얼마나 이뤄질 수 있느냐다. 22일 세법 개정안 관련 당정협의 과정에서 고순도 불화수소 제조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 비용 세액공제 지원 확대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관련 투자 확대, 국산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더 커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에칭가스 국산화에는 시일이 걸리고, 불산 국산화는 상당 부분 일본에서 원재료를 들여와서 제조하는 터라 한계가 있다.

에칭가스를 생산하는 SK머티리얼즈(036490)후성(093370)은 고순도 불화수소 원재료인 무수불산을 일본이 아닌 중국 등에서 수입하고 있어 이번 일본 수출 규제로 생산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원재료 조달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국산화 수혜를 볼 수 있으나 적용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국산 에칭가스를 사용하려면 공정 변경과 테스트에 최소 수 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해외 수입처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산의 경우는 원재료의 상당 부분을 일본에 의존하고 있어 국산화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솔브레인의 경우 불산의 국내 내재화율이 전체의 20~30%에 불과하고 이를 최대 국산화한다고 해도 60% 정도 밖에 끌어올리지 못한다”며 “나머지 40%는 여전히 일본에서 원재료를 사와야 한다. 이엔에프테크놀로지(102710) 역시 원재료 상당 부분을 일본에서 들여온다”고 말했다.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은 이를 이유로 메모리 반도체 생산을 줄이고 있다. 이 연구원은 “(솔브레인 등의 경우) 국산화는 좋지만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감산은 별로 좋은 영향이 아니라 양면적인 부분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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