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협은 22일 ‘독감예방접종 사망사고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시행되는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에 대한 안전성 입증을 위해 일주일간(10월 23~29일) 잠정 유보할 것을 정부에 권고한다고 밝혔다. 특정 예방접종에 대해 의협이 나서 접종 유보를 권고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인천에서 독감 백신을 맞은 70대 남성이 숨진 것을 비롯해 전국에서 백신을 접종한 후 사망한 인원이 17명에 달한다. 이 때문에 백신 접종과 관련해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는 게 의협의 인식이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의협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고, 의료기관에서 안전하게 예방접종을 시행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라고 판단했다”며 이번 권고의 배경을 설명했다.
최 회장은 “접종 유보기간동안 백신의 제조 공정과 시설, 유통, 관리 전반의 총괄 점검을 실시하고 사망자의 신속한 부검과 병력 조사 등을 통해 백신 접종과의 인과성을 의학적으로 철저히 검증해 예방접종의 안전성 근거를 확보해야 한다”며 “정부는 의협 및 전문학회와 신속하고 긴밀한 정보 공유를 통해 환자와 의료진이 안심하고 접종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다만 계속해서 예방접종을 권고하고 있는 질병관리청과 대립하는 모양새에 대해선 우려의 뜻을 내비쳤다. 최 회장은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는 질병관리청의 입장에 절대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하루에 3~4명씩 사망 사건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원인 규명 전까지 잠정 유보하자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의협이 (잠정 유보를) 권고하고 강행하면서 정부와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보다 국민안전이 최우선”이라며 “긴밀한 협의를 통해 정부가 의협의 권고를 수용하고 공동 대응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아마 독감 예방접종을 받은 환자들에겐 안심할 것을 당부했다. 최 회장은 “이미 예방접종을 받고 아무런 증상이 없는 분들은 안심해도 된다”면서도 “하지만 신체의 불편을 초래하는 특이증상 발생시 인근 의료기관을 즉시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특히 중증 이상반응인 아나필락시스와 관련 “치명적인 질병이지만 빨리 발견해 치료를 받게 되면 사망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