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저승사자' 출신 한동훈 '재계 구원투수' 될까

사면심사위 개최…기업인 전격 사면 전망
"법무행정 최우선은 경제살리기"…尹 지시
이재용·신동빈 등 거론…대외 족쇄 풀리나
MB·김경수 '불투명'…정치인 최소화될 듯
  • 등록 2022-08-09 오후 4:49:06

    수정 2022-08-09 오후 4:49:06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법무부가 사면심사위원회를 열고 8·15 특별사면·복권 대상자 선정 작업을 진행했다. 과거 ‘재계 저승사자’로 이름을 날렸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기업인 전격 사면을 보조하며 ‘재계 구원투수’ 역할을 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이날 오전 11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사면심사위를 열고 8.15 광복절 특사 대상자를 선정·심사했다. 심사위는 당초 오전 9시부터 열릴 예정이었지만 전날 중부지방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우 여파로 2시간 늦춰졌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9일 경기 과천 법무부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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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관은 “특별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구체적인 사면 계획이나 방향성과 관련해 언급을 아껴왔다. 다만 사면 대상자 선정과 심사위 개최 등 실무 작업 과정에서 한 장관의 의중도 적잖게 반영될 것이란 게 법조계의 관측이다. 선정된 대상자들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되며, 윤 대통령이 재가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한다. 최종 사면 대상자는 광복절을 앞둔 마지막 평일인 오는 12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한 장관은 검사 초임 시절부터 굵직한 경제 범죄 수사를 다수 맡고 기업인의 구속·기소를 이끌어 ‘재계 저승사자’로 불린 바 있다. 이들 수사 성과는 검찰 내에선 모범사례로 꼽혔지만, 검찰 바깥에서는 ‘기업인들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지난 4월 한 장관이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되자 재계 안팎에서는 그가 검찰 내부에 팽배한 ‘반(反)기업 정서’를 답습하고 정책에 반영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잇따랐다. 하지만 한 장관이 취임 이후 기업 경쟁력 제고를 돕는 법무 정책 마련 의지를 수차례 나타내면서 이러한 우려는 불식되는 분위기다.

특히 윤 대통령은 지난달 한 장관과 독대해 업무계획을 보고받으면서 “법무행정의 최우선은 경제 살리는 정책에 두길 바란다”며 “기업활동을 위축시키는 과도한 형벌 규정을 개선하라”고 지시한 만큼 이번엔 ‘경제 살리기’에 방점을 찍은 기업인 전격 사면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경제위기 극복’ 기업인 사면요구 커…정치인 사면은 ‘글쎄’

침체된 경제가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 경제 위기 극복 차원에서 기업인 사면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된 점도 기업인 전격 사면 결단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지난 6월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인 사면 관련 설문조사에서 사면 찬성(50.2%) 의견이 반대(37.2%)보다 많았다.

이에 법조계와 경제계는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011780) 회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001230) 회장 등이 사면 명단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취업제한, 집행유예 등 대외 활동을 제약하는 족쇄가 풀리면서 신사업 추진과 대형투자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것이란 기대가 높아진다.

반면 이명박 전 대통령,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정치권 인사들에 대한 사면은 불투명해졌다. 당초 윤석열 정부는 ‘국민 대통합’ 차원에서 폭넓은 사면을 검토했으나, 최근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급락하자 부정적 여론이 많은 정치인 사면은 제한적으로 단행하는 쪽으로 방침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실제 코리아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지난달 말 합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 사면에 반대하는 의견은 56%에 달하고 찬성은 39%에 그쳤다. 김 전 지사 사면에 대해서도 찬성은 32%, 반대는 53%로 나타났다. 가뜩이나 저조한 국정운영 지지율로 골머리를 앓는 정부가 이 같은 여론의 흐름을 거스르는 ‘무리수’를 두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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