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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코로나19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최근 ‘고부가 합성수지’(ABS) 공장 가동률을 100%로 끌어올리며 생산량 확대에 나서고 있다. 가장 큰 수요처인 중국에서 가전제품 판매가 크게 늘면서 관련 소재인 ABS 수요도 대폭 확대됐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에서 새로 도입된 오토바이 운전자의 헬멧 의무화 정책 등도 ABS 수요 확대에 기여하고 있어 한동안 국내 유화업체들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에너지정보업체 플래츠아시아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ABS 가격은 t당 1630달러로 지난 3월 말 대비 38% 올랐다. 같은 기간 ABS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수익성 지표)는 t당 664달러(3월 말)에서 984달러로 무려 48%나 증가했다. 특히 ABS 가격은 지난달을 기점으로 매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 국내 전체 ABS 생산과 출하량도 늘고 있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국내 ABS 출하량(국내외 포함)은 17만7300t으로 전년 동기대비 12% 늘었고, 생산량 역시 18만t으로 14% 증가했다. 수출도 12만9100t으로 9% 늘었다.
국내외에서 총 200만t 규모의 ABS를 생산 중인 LG화학(051910)도 90% 수준이었던 가동률을 3분기부터 100%로 상향시켰다. 코로나19 영향에 다소 주춤했던 ABS는 하반기 들어 가장 두드러지는 성과를 낸 유화제품으로 올라섰다. ABS는 LG화학의 주력인 석유화학사업 부문에서도 30%의 매출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핵심 제품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상반기까지는 코로나19 영향을 받았지만 하반기부터는 중국에서의 ABS 수요가 급격하게 늘면서 생산을 늘리고 있다”며 “수익성도 높아지고 있어 중국내 수요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한동안 침체에 있었지만 중국 경기회복과 더불어 ABS 등 합성수지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ABS의 경우 중국 현지 생산업체들의 공급도 추가적으로 늘 가능성이 없어 앞으로 1년간은 국내 유화업체들의 효자노릇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