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맥주 업계 "생존권 확보 위한 온라인 판매 허용하라"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국내 수제맥주 업체들이 온라인 판매를 요구하고 나섰다. 음식점과 맥주전문점을 통해 판매하던 수제맥주가 코로나로19 인한 영업제한으로 판로를 잃으면서 생존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다.

지난해 수제맥주 업체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가 AK플라자와 협업해 한정 수량으로 선보인 제품 모습.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계 없음.(사진=AK플라자 제공)

8일 한국수제맥주협회와 수제맥주업체 41개사는 공동 성명서를 통해 “생존권을 확보하기 위한 최선의 대책은 소규모 맥주제조자에게 온라인 판매를 허용해 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 시위를 통해 참담함을 알리고 싶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정부의 지침에 따라 성명서로 대체한다”면서 “영업제한으로 큰 손해를 입은 모든 업체들에 대해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조치를 정부가 즉각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국수제맥주협회가 국내 수제맥주 업체 41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편의점 및 대형마트에 납품을 하는 일부 업체를 제외한 대다수의 영세 업체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90%까지 급감했다.

이들 중 23개 업체는 현재 유상 또는 무급휴가 및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직·구조조정 인원은 120명 정도며, 24개 업체는 부가가치세와 주세 등 세금 납부 유예 신청을 한 상태다.

수제맥주 업체들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소상공인 손실보상제도가 법제화되더라도 구제를 받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현재 국회에서 영업제한으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손실을 보상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맥주제조를 겸하고 있는 업체 특성 상 소상공인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또 맥주제조 및 유통 관련 매출손실은 보상 범위에 해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다.

이에 협회와 업체들은 “일회성 보상이 아닌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라”며 정부의 대안으로 주류 온라인 판매 허용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주류 온라인 판매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지만, 국민 편의와 전통주 진흥차원에서 전통주에 한해 지난 2017년부터 온라인 판매를 허용하고 있다.

수제맥주 업계는 주류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 소규모맥주면허를 가진 업체에 한해 온라인 판매를 허용한다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업계에 살 길을 열어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주류 온라인 판매를 통해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등 입점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소규모 업체들은 판로를 얻고, 소비자들은 다양한 수제맥주를 보다 편리하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협회는 “영세한 소규모 맥주제조자들이 비대면 시대에 스스로 자생력을 확보하고, 대형업체가 아니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권을 확보하기 위한 최선의 대책은 온라인 판매를 허용해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