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도, 무주택자도 늘었다…5채 이상 12만명 육박 '역대 최대'

지난달 15일 한 시민이 서울 송파·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를 내려다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5채 이상 다주택자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저소득층의 월세 부담은 최근 증가 추세를 보였다. 부동산시장 움직임이 정부 정책과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23일 통계청의 2019년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일 기준 주택을 5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는 11만8062명으로 2012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11만7179명 대비로는 883명(0.75%) 증가했다. 주택 5채 이상 다주택자는 2015년 10만4548명으로 처음으로 10만명을 넘어선 후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을 10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 역시 전년 동기(4만2823명) 대비 45명(0.10%) 증가한 4만2868명을 기록하며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였다. 10채 이상 보유 다주택자는 2015년 4만1036명으로 처음 4만명을 넘어선 후 등락을 거듭하다 2018년 이후 2년 연속 증가했다.

통계상 최다 다주택자로 분류하는 51채 이상 다주택자도 지난해 1964명으로 전년 동기(1882명) 대비 82명(4.35%) 늘었다. 51채 이상 다주택자는 2015년 2907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18년까지 감소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다시 반등했다.

반면 지난해 소유 주택이 없는 무주택가구도 증가하며 주택소유에도 양극화를 보였다. 지난해 일반가구 2034만3188가구 중 무주택 가구는 43.6%인 888만6922가구였다. 전년 동기(874만5282가구) 대비 14만1649가구(1.6%)가 증가했다.

서울의 경우 전국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주택 소유 가구(189만4875가구)에 비해 무주택 가구(200만1514가구)가 더 많았다. 전년(195만5343가구) 대비 4만6171가구(2.4%) 늘었다.

무주택자들의 주거비 부담마저 늘고 있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 실제주거비 지출은 월평균 8만42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월평균 주거비 지출 통계엔 자가나 전세 거주자까지 포함돼 있어 실제 월세 가구 지출은 이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특히 자가주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1·2분위(소득 하위 40%) 주거비 지출은 각각 9만5500원과 9만6379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5%, 3.6% 증가했다. 지난 8월 임대차 3법 시행 후 월세 전환이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윤지해 부동산114 연구원은 “정부가 부동산 규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다주택자가들이 주택 매도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을 반증한 결과”라며 “다주택자 규제 시행이 내년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다주택자 비율도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