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단독]‘품질논란’ 딛고 재도전… ‘한국형 LNG화물창’ 후속개발 ‘시동’

산업부, 3月 화물창 후속개발 국책과제 공고
‘품질논란’ 기존모델 개선, KC 명칭 변경도 추진
기화율·단가 낮추고 차기모델 중장기 개발 골자
“佛GTT 독점시장 깨자” 조선3社 주도적 역할기대
  • 등록 2020-01-09 오후 4:45:06

    수정 2020-01-09 오후 8:11:41

조선3사가 공동개발한 한국형 LNG선 화물창 ‘KC-1’이 적용된 SK 스피카호. (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현대중공업(009540), 대우조선해양(042660), 삼성중공업(010140) 등 국내 조선 3사가 정부와 함께 오는 3월부터 ‘한국형 액화천연가스(LNG)선 화물창’ 후속모델 개발을 본격화한다. 앞서 조선 3사가 지난 2014년 공동개발에 성공한 한국형 화물창이 잇단 품질 논란을 겪자 이를 개선하고 성능을 한층 향상시킨 후속모델 개발에 나선 것이다. 더불어 조선업계와 정부는 이번 후속개발을 통해 프랑스가 독점 중인 글로벌 LNG선 화물창 시장에서도 활로를 개척하겠다는 목표다.

조선3社 수요 파악, 상반기 후속개발 돌입

9일 관련 업계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3월께 한국형 화물창 후속개발과 관련한 국책과제를 공고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최근 국내 조선 3사의 한국형 화물창 후속개발 수요를 접수하고 현재 업계와 다양한 의견을 교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014년 처음으로 국산화에 성공한 한국형 화물창 모델 ‘KC-1’에 대한 품질개선과 함께 중장기적으로는 한 단계 더 성능을 향상시킨 후속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골자다. 이번 국책과제는 3년간 진행될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기술적인 부분에선 기존 모델인 ‘KC-1’이 프랑스 GTT사의 ‘마크3’(화물창 모델명) 정도의 기화율(증발율)을 갖췄는데 후속 개발할 한국형 화물창은 기화율을 한층 더 낮추고 높았던 생산 단가를 낮추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 기술개발이 진행될 것”이라며 “현재 업계 의견을 수렴해 구체적인 후속개발 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고 말했다.

화물창은 LNG선박의 핵심 기술로 불린다. 영하 160도의 LNG를 외부 충격과 상온으로부터 안전하게 보관하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글로벌 화물창 시장은 프랑스 업체인 GTT가 기술을 독점하고 있어 국내 조선업체들은 기술 로열티로 선박 한 척당 100억원이란 거금을 지불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조선3사가 연간 20~50척의 LNG선을 수주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연간 최대 5000억원의 로열티가 지출되는 셈이다.

정부와 조선 3사는 2004년부터 10년간 한국형 화물창 공동개발에 돌입, 2014년 ‘KC-1’을 탄생시켰지만 이후 품질 논란을 일으키며 체면을 구겼다. 2018년 삼성중공업이 ‘KC-1’을 도입한 선박 2척을 건조했지만 운항 도중 화물창 외벽에 결빙 현상이 발생하는 등 심각한 결함을 일으킨 것. 조선업계와 정부가 올해 한국형 화물창 후속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된 배경이다.

신뢰도 향상 위해 ‘KC’ 모델명 변경도 검토

LNG선의 핵심인 화물창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은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조선업체들에게 큰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정부와 조선 3사는 향후 개발한 후속 모델명에도 기존의 ‘KC’를 빼고 다른 명칭으로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외적인 신뢰도 및 이미지 제고 차원으로 풀이된다.

조선업체들도 한국형 화물창 후속개발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현대중공업 ‘하이멕스’, 대우조선 ‘솔리더스’ 등 국내 조선업계는 모두 독자적 화물창 설계기술을 갖추고 있지만 아직까지 공식적인 판매가 단 한 건도 이뤄지지 못했다. 오랫동안 써왔던 프랑스 GTT 모델을 적용하려는 선주들의 수요가 높은데다, 각종 선박 기자재 관련 기술계약으로 얽혀 있는 GTT의 입김도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조선업체 고위 관계자는 “KC-1 품질도 문제가 있는데다 화물창 독자 기술을 갖고 있는 업체들도 정작 판매를 못하는 실정이어서 정부와 대책을 논의해왔다”며 “이번 한국형 화물창 후속개발은 과거보다 조선 3사가 더 주도적으로 나서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연말엔 조선 3사들의 화물창 관련 특허를 제3의 법인에 제공해 영업을 대신하는 방안도 업계에서 논의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GTT의 영향력을 피해 제3 업체를 통해 영업망을 뚫겠다는 차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3의 법인을 통한 영업은 사실상 한국형 화물창이 실패했다는 의미로 비춰 질 수 있고 일부 업체들의 이견도 있어 현실적으로 실행되긴 힘든 방안”이라면서도 “이번에 제대로 된 한국형 화물창 후속개발을 통해 GTT 독점 시장 속에서도 우리 조선업계가 기술 자립 기반을 갖췄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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