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1명은 돌발상황에 대비해 건물 1층 바닥에 에어매트를 설치했고, 나머지 1명은 전기충격 삼단봉을 소지한 채 아파트 출입문을 강제 개방했다. 경찰은 난동을 부리는 A씨를 향해 “진정하세요. 칼 버리세요!”를 반복해 외쳤고, 지시에 불응하자 삼단봉으로 A씨 손에 든 칼을 순식간에 내리쳤다. 실제 상황을 방불케 하는 이곳은 경찰의 확장현실(XR) 기반 훈련센터의 교육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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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청은 경찰관의 현장 대응능력 향상과 직무역량 강화 목적의 일환으로 2025년 내 전국 주요 거점에 XR기반 훈련센터 4곳을 구축한다.
센터 안에 들어가는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완전 몰입형 훈련환경 제공을 위한 고품질 3D 가상훈련 환경△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저작도구 형태의 훈련 소프트웨어 △전체 훈련센터를 운용하기 위한 자동화된 운용 소프트웨어 등이 개발돼야 한다. 이를 통해 경찰관들의 교육 준비, 훈련 수행, 강평, 평가 등 훈련의 전 과정을 자동화한 디지털 라이브 운용체계를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투입 예산은 240억원이 소요된다.
무엇보다 치안현장에서 불시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상황에 경찰이 올바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 개발도 필요하다. 앞으로 치안현장에 도입되는 시나리오 콘텐츠의 분야는 총 12개 이상의 분야로 구분해 제작할 계획이다. 교통사고 및 조사는 물론 사건현장 조사, 폭력, 살인, 도박, 성매매 단속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치안현장의 돌발상황에 대한 실감 나는 몰입형 환경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령 최근 경찰의 부실대응 논란을 촉발시킨 ‘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이나 ‘서울 스토킹 피해 여성 사망’ 사건 현장도 재구성해 재발 방지 훈련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통합형 미래 XR기반 교육·훈련체계를 구축을 위한 시스템은 국내 유일하게 국방, 해양경찰, 소방청 등에서 쓰이고 있는 IT전문기업 네비웍스의 국산 가상훈련 공통 프레임워크(VTB-X : Virtual Training Block)을 적용한다. 구본홍 네비웍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훈련센터를 제대로 운용하려면 교육 관리자는 물론 교수요원, 평가관과 전체 시스템을 운용하는 통제관 및 IT전문가 등 전문인력 구성이 필수”라면서 “경찰청 산하의 센터 별도 조직이 신설돼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