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는 '주식투자'·기업은 '버티기'…은행 대출 증가폭 사상최대

3월중 은행대출 가계 9.6조·기업 18.7조↑..사상최대 증가
가계는 부동산·주식투자 자금 조달..기업은 신용경색 여파
대기업 은행 대출 한달새 10.7조 급증..유동성 확보나선 듯
은행 가계·기업대출 잔액 합계액은 1812조2000억원 달해
  • 등록 2020-04-08 오후 4:44:44

    수정 2020-04-08 오후 6:24:33

사진=연합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3월 가계와 기업의 은행 대출이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와 기업을 막론하고 통계 집계 이후 최대 증가를 기록했다. 가계는 부동산과 주식투자 자금 조달을 위해 기업들은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직접금융시장서 돈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은행에 손을 벌렸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중 은행 가계대출은 9조6000억원, 기업대출은 18조7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각각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은행의 가계·기업대출 잔액 합계액은 1812조2000억원을 돌파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지난해 말 부동산 시장이 다시 상승세로 전환하며 12·16 대책이 시행됐지만, 가계대출을 잡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계약과 잔금 결제 간 시차를 반영해 부동산 대책 효과가 올 3월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됐지만,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2월(7조8000억원)에 이어 지난달에도 6조3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이는 1년 전(2조8000억원)이나 지난 1월(4조3000억원)과 비교해 매우 크다.

12·16대책이 서울 고가 아파트 거래는 제약했지만, 비고가 아파트와 수도권 지역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면서다. 서울 아파트 매매는 1월 6000만호에서 2월 8000만호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경기도는 2만1000호에서 3만2000호로 크게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주식시장 폭락에 가계의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주담대를 제외한 은행 기타대출은 3조3000억원 증가했는데, 이는 전월(1조5000억원)에 비해 두 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지난달 개인들의 주식투자 대기자금은 지난 2월 2조5000억원에서 11조9000억원으로, 무려 9조4000억원이나 급증했다. 이 중 일부가 은행 신용대출 자금이 흘러간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가계가 빚을 내서 주식과 부동산 투자를 지속했다면,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자 유동성 확보를 위해 은행 문을 두드렸다. 실제 지난달 단기자금시장과 회사채 시장 신용경색이 나타나면서 회사채는 5000억원 순상환됐다.

한은 관계자는 “3월 회사채 순상환이 늘어나는 계절적 요인과 코로나19로 인한 신용경계감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결과”라고 말했다.

지난달 은행 기업대출 증가액은 2009년 통계 개편 이후 최대로, 1월(8조6000억원), 2월(5조1000억원)과 비교해 증가 폭이 매우 크다. 이 중 상당수는 대기업(10조7000억원)이 차지했다. 회사채 시장 신용경색이 나타나자 대기업들이 은행에서 자금조달을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소기업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자금수요가 늘면서 8조원 증가했는데, 특히 이 중 개인사업자대출이 전월 2조2000억원에서 3조8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이 대출을 크게 늘린 여파다. 자영업자 대출 증가액은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로, 대출 잔액은 346조원을 돌파했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자금수요가 증대된 가운데 정부의 정책지원, 은행의 완화적 대출태도 등으로 증가규모가 상당폭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과 재정 확대로 민간의 신용팽창 속도가 더욱 가팔라지면서 은행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최근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코로나19로 인한 대출 부실화 위험을 근거로 한국 은행업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이대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이 정책자금 공급의 최종 창구로서 역할을 해야 하지만, 이에 따른 연체율 증가도 예상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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