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사태' 정태수 사망 가능성"…체납세금 환수 물거품될 듯(종합)

4남 “작년 에콰도르서 사망” 진술 이어 사망증명서 등 제출
檢, 에콰도르 당국에 확인 요청·현지조사도 검토
‘2225억 체납세금’ 회수 어려워…"해외은닉재산 파악 예정"
  • 등록 2019-06-25 오후 4:25:06

    수정 2019-06-25 오후 4:40:30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한보 사태’ 장본인 정태수(96) 전 한보그룹 회장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의 4남 한근(54)씨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그간의 행적 등 구체적인 확인 작업에 나섰다. 정 전 회장의 사망이 확인될 경우 2200억원대에 이르는 천문한적인 체납 세금 환수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檢, 에콰도르에 사망진단서 등 진위확인 요청·현지조사 추진

2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 예세민)는 전날 외교 행랑편을 통해 아들 정씨의 여행가방 등 압수된 개인 소지품을 인계 받았다. 이 가방에는 에콰도르 당국이 발급한 정 전 회장의 사망 증명서와 함께 유골함, 국적 위조 여건 등이 있었다. 정씨는 에콰도르를 떠나 파나마에서 붙잡혔을 때 여행가방 등을 압수당했다.

정 전 회장의 사망 증명서는 에콰도르 당국 발급으로 돼 있다. 위조 여권상 이름과 함께 2018년 12월 1일 심정지와 신부전증 등으로 사망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다만 화장한 유골은 DNA가 검출되지 않아 신분 확인 용도로 쓸 수 없다.

지난 22일 국내로 압송된 정씨는 검찰 조사에서 ‘아버지가 지난해 12월 에콰도르에서 사망했고 자신과 가족이 임종을 지켜봤다’는 취지의 내용을 진술했다. 사망 증명서 등을 정 전 회장의 장례 관련 자료로 검찰에 제출했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의 실제 사망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보고, 에콰도르 당국에 사망 증명서의 진위에 대한 확인을 요청한 상태다. 현지에 검사를 파견해 화장시설 등을 직접 확인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정씨가 에콰도르에서 아버지 사망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는 다 확보했다고 한다”며 “다른 자료를 더 살펴보고 (정 전 회장)가족도 참고인으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전 회장은 이사장으로 재직하던 한 대학의 교비 72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을 받던 지난 2007년 5월 지병 치료를 이유로 법원 허가를 받아 일본으로 건너간 뒤 종적을 감췄다.

천문학적 체납세액 환수 힘들 듯…해외은닉재산 추적

일본으로 간 정 전 회장은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으로 건너갔다. 지난 2009년 정 전 회장의 소재를 포착한 법무부가 카자흐스탄 당국에 범죄인 인도 요청을 하자 이후 키르기스스탄으로 거처를 옮겼다. 한국은 키르기스스탄과는 지난해 11월에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했다. 검찰은 이후 정 전 회장이 4남 정씨와 함께 에콰도르 제 2의 도시 과야킬에 정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전 회장 사망이 확인될 경우 관련 수사와 재판이 종결된다. 법원은 교비 횡령 사건에 대해 2009년 5월 소재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징역 3년 6월을 확정했다. 다른 혐의로 기소중지된 사건들도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예정이다.

2225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체납 세금은 결국 받아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992년 증여세를 포함해 총 2225억 2700만원 상당의 세금을 내지 않아 현재 고액 상습체납자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체납 세금은 원칙적으로 상속되지 않지만 자식에게 재산이 상속되면 그 범위 내에선 상속자에게 세금을 부과할 수 있다. 다만 현재로선 정 전 회장의 재산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된 게 없다.

만약 자식이 아예 상속을 포기했다면 정부가 정 전 회장의 체납세급을 회수할 방법은 사실상 사라진다.

대신 해외은닉재산 합동조사단 등이 정 전 회장의 은닉재산 등을 찾는 방안이 거론된다.

정씨는 IMF 사태 당시 한보 자회사 자금 322억원을 스위스 비밀계좌 등 해외로 빼돌린 혐의로 지난 1998년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도주했다. 또 지난 2001년 수백억원대 재산국외도피 및 조세포탈 등 혐의로 국세청에 고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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