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어려움을 겪는 대기업 지원과 관련해 시장보다 유리한 조건의 지원은 어렵다며 선을 그었다. 또 최근 주식시장의 매수 흐름을 이끌고 있는 개인투자자에게 경계령도 내렸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일 금융상황 점검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대기업은 시장 조달과 기업의 자구노력이 먼저라는 원칙이 확고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대기업은 내부 유보금이나 가용자산을 최대한 활용하고 1차적으로 시장에서 자금을 끌어오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달부터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회사채 시장 지원방안을 포함해 중견·대기업 자금지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면서도 “대기업 지원 프로그램은 금리나 보증료율, 만기 측면에서 시장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대기업이 늘어나며 정부가 파격적 조건으로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특히 유통과 항공, 여행관련 기업의 타격이 큰 편이다.
하지만 정부는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과 달리 대기업은 시장보다 좋은 조건으로 지원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손 부위원장은 “우리 기업에 대한 애정과 주식시장에 대한 믿음은 감사하다”면서도 “주식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됐다”고 걱정했다. 개인투자자의 누적 순매수 규모는 22조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고객예탁금도 지난 1월20일 28조원에서 지난달 말 기준 43조원으로 불었다. 개인의 투자 열기를 동학혁명에 빗대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온 상황이다. 그는 “단순히 주가가 과거보다 낮아졌다는 이유만으로 투자에 뛰어드는 묻지마식 투자, 레버리지 투자는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손 부원장은 100조원 규모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프로그램도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상공인 전용 정책상품은 아직 적체가 있지만 6일 이후부터 조금 나아질 것”이라며 “단기자금시장도 예상보다는 안정적이었고, 채권시장안정펀드가 안전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컨퍼런스콜로 열어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 100조원+α’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있다.(사진=금융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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