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인상 전 품질부터"…샤넬이 에르메스가 될 수 없는 이유[기자수첩]

  • 등록 2022-08-11 오후 5:41:13

    수정 2022-08-11 오후 9:22:10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이 최근 우리나라에서 제품 가격을 5% 인상하면서 뭇매를 맞고 있다. 올해만 벌써 세 번째 인상이다. 샤넬 ‘클래식 플랩백(미디움 기준)’ 가격은 2019년 11월 715만원에서 7월 현재 1239만원으로 3년 새 73% 올랐다. 가격만 보면 1200만~1400만원을 호가하는 에르메스의 ‘켈리백’, ‘버킨백’ 수준에 도달한 셈이다. 그러나 샤넬이 과연 가격에 맞는 명품으로서의 품격을 갖췄는지 의문이다.

지난 6월 1일 압구정 현대백화점 본점의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샤넬 매장 대기 줄이 길게 늘어 서있다. (사진=백주아 기자)
잦은 가격 인상에도 샤넬은 국내에서 끊임 없이 품질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최근 샤넬 충성 고객들 사이에서는 품질이 예전만 못하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샤넬 고객 커뮤니티를 보면, 허술한 바느질로 실밥이 삐죽 나와 있는 인증이 부지기수다. 핸드백 좌우 균형 비대칭, 가죽이 울며 생긴 주름, 운송 부주의에 따른 스크래치까지 불량 제품 후기도 제각각이다. 오죽하면 ‘바느질이 가품보다 못하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샤넬은 잦은 가격 인상 이유로 원재료, 환율 상승을 꼽지만 결과적으로 이를 통해 실적을 끌어올렸다. 샤넬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1조2237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488억원으로 연간 66.9% 뛰었다. 작년에도 세 차례 가격을 인상했는데, 대표 제품 ‘클래식 백’의 인상률은 7월(12.4%)과 11월(15.7%) 두 차례나 두자릿 수를 기록했다.

브랜드의 품격은 제품에서 나온다. 에르메스가 ‘명품 위의 명품’ 자리를 지키는 이유는 180여년간 100% 수작업으로 품질에 타협하지 않는다는 철학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양산을 겸하는 샤넬은 에르메스 대비 공급량이 월등히 많은 만큼 불량품이 나올 확률도 높다. 하지만 거의 에르메스에 근접한 가격이기 때문에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품질을 포기하는 순간 브랜드는 망가진다. 샤넬 핸드백 같은 사치재는 아무리 불황이라도 살 사람은 사고 샤넬은 이 점을 이용해 한국 시장에서 폭풍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품질을 뒷전으로 둔 채 눈앞의 매출에 천착해 충성 고객들을 떠나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국 소비자가 샤넬에 붓는 애정만큼 고객 하나 하나를 귀히 여기고 있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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