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시작은 임원인사부터

롯데·한진그룹 등 대규모 임원감축 전망…내부 긴장감↑
신성장분야·핵심업무 외부영입 활발…‘메기효과’ 기대
  • 등록 2019-11-20 오후 5:37:34

    수정 2019-11-20 오후 6:25:56

[이데일리 박철근 김유성 피용익 기자] 재계가 생존을 위해 고강도 다이어트에 들어간 가운데 임원인사에 관심이 쏠린다. 조직의 군살을 빼기 위해 임원 수를 줄일뿐만 아니라 외부영입을 통해 ‘메기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임원인사를 통해 비용감소 효과뿐만 아니라 조직 내 긴장감도 불어넣을 수 있어서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최근 30대 그룹 가운데 분기보고서를 제출하는 272개 계열사의 올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을 조사한 결과,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19조9406억 원, 49조2642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50.5%나 감소했다.

최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발표한 ‘2020년 세계경제전망’에서도 미국, 유럽, 일본 등 우리나라의 주요 교역시장은 성장률이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4대그룹의 한 고위 임원은 “위기가 아닌 시절은 없었다”면서도 “내년은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을 뿐만 아니라 디플레이션 가능성도 점점 높아지고 있어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한 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임원들 사이에서는 승진은 고사하고 자리만 보전해도 승진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롯데·한진, 대규모 임원감축 불가피


국내 주요그룹 가운데 긴장의 강도가 가장 높은 곳은 롯데와 한진그룹이다. 롯데는 지난달 신동빈 회장과 계열사 대표,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경영간담회에서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했다. 투자의 적절성을 점검하고 예산관리를 강화하라는 그룹 수뇌부의 주문이 있었다.

특히 그룹의 주력사업인 쇼핑사업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수술이 이뤄질 전망이다. 유통업계에서는 롯데마트와 슈퍼를 통합하고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 및 인력을 재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두자릿수 이상의 임원 감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업황둔화에 따른 실적부진을 겪는 한진그룹도 대규모 임원감축 전망이 나오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진행한 뉴욕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일각에서 거론되는 임원 30% 감축에 대해 “다른 회사들이 그렇게 하고 있어서 대한항공도 그럴 거라고 짐작한 것 같다”면서도 대규모 임원 감축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았다.

LG디스플레이와 이마트는 실적악화에 대한 책임으로 최근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정호영(오른쪽)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와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 (사진= 각 사)
◇LGD·이마트發 임원감축, 재계 전반 확산될까


실적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LG디스플레이(034220)(LGD)와 이마트(139480)는 선제적으로 대표이사 교체와 함께 임원숫자를 줄였다. LGD는 지난 9월 이례적으로 연말이 되기 전에 한상범 대표이사 부회장이 퇴진하고 정호영 신임 대표이사를 내정했다. 이어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해 임원의 25%를 줄였다.

이마트도 지난달 실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이갑수 전 대표가 물러난 뒤 강희석 전 베인앤드컴퍼니코리아 파트너를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창사 이래 최초 외부영입이다. 이와 함께 회사 내 40명의 임원 중에서 11명이 이 전 대표와 함께 이마트를 떠났다.

CJ그룹도 지주회사 인력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 지주회사보다는 사업을 담당하는 각 계열사의 경쟁력 강화가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임원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구조조정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LGD는 지난달 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해 250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이달 말까지는 5년차 이상 사무직을 대상으로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국내 1위 맥주회사인 OB맥주도 10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르노삼성자동차는 9월부터 희망퇴직을 진행해 인력감축에 나섰다.

신성장사업·주요사업 분야서 외부 영입 활발

재계는 신성장사업이나 주요사업부문에서는 외부 영입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AI(인공지능) 분야를 미래성장사업으로 정한 삼성전자(005930)는 AI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미국 프린스턴대의 세바스찬 승 교수, 펜실베니아대의 다니엘 리 교수를 영입했다. AI 선행 연구개발 인력을 내년까지 1000명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9월 도심용 항공 모빌리티 핵심기술 개발을 담당할 ‘UAM(Urban Air Mobility)사업부’를 신설하고 미국항공우주국(NASA) 출신의 신재원 박사를 영입했다. 디자인경영을 적극 펼치고 있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GM(제너럴모터스) 및 BMW 등에서 디자인 경험을 두루 거친 서주호 디자이너를 현대디자인이노베이션실 상무로 영입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연말 인사에 대한 부정적인 소문이 나돌면서 인사팀의 보안이 더욱 철저해지고 있다”며 “특히 경영실적이 좋지 않은 기업들의 경우 승진자보다는 물러나는 임원의 수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4차산업혁명과 관련된 분야에서는 외부인사의 영입이 더욱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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