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룬다티 로이 "분쟁은 계속될 것…상대에 대한 이해 중요"

제 4회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수상자
'작은것들의 신''지복의 성'등 집필
"예술과 정치는 뼈와 피의 관계"
  • 등록 2020-11-10 오후 5:53:57

    수정 2020-11-10 오후 5:53:57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우리 사회는 너무 복잡해 어떤 하나의 관점이 절대적으로 승리하는 날은 오지 않을 겁니다. 분쟁도 계속 존재할 겁니다. 더욱 상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이유죠.”

제4회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본상 수상자 아룬다티 로이(60)는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온라인 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인도 출신 소설가인 로이는 1997년 카스트 제도에 짓밟힌 작은 존재들의 비극적 사랑을 담은 첫 소설 ‘작은 것들의 신’(문학동네)으로 부커상을 받으며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이후 20여년간 사회운동가의 길을 걸으며 미국의 외교 정책, 세계화와 신제국주의, 소수자 탄압 및 계급에 의한 갈등과 차별을 주제로 약자를 배제하는 사회를 비판하는 산문을 다수 써왔다.

로이는 이날 간담회에서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을 수상한 것에 대한 기쁨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의 시선을 서구, 힘있는 국가에서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어 “특정 기업에서 후원하는 상이 많은 만큼 상을 받고 안받는 것이 때론 상당히 정치적 이슈”라며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이 어떤 상인지, 지난 수상자들이 누군지 들었을 때 굉장히 기뻤다”고 말을 이었다. 상금은 다양한 곳에 기부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로이는 ‘작은 것들의 신’에 이어 2017년 출간한 두 번째 소설 ‘지복의 성자’(문학동네)에서도 카스트 제도의 문제와 계급 갈등, 성소수자 문제를 비판했다. 로이는 문학 작품에서 현실 문제를 비판하는 것에 대해 “작가의 역할은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에 대해 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학에 정치 메시지를 담는 것에 대해서도 “예술과 정치는 뼈와 피의 관계와 같아 분리할 수 없다”며 “픽션은 더 깊은 진실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러 소설이라는 장르를 차용해 정치적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냐는 질문에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쓸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로이는 세 번째 소설은 아직 집필할 계획이 없다고 얘기했다. 그 이유로 분쟁지역인 인도령 카슈미르가 현재 겪고 있는 어려운 상황을 들었다. 로이는 이 지역을 자주 오간다고 했다. 그는 “최근 충격적 사건이 있었다”며 “많은 제 친구들이 감옥에 갔고, 카슈미르가 파괴됐다. 심지어 인터넷에도 접속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설을 쓰기 위해선 어떤 새로운 세계가 머릿속에 자라나야 하는데 굉장히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현재는 어렵다”고 부연했다.

로이는 한국의 팬들에게 감사 인사도 전했다. 그는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한 한국에서도 제 글을 읽고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너무 감동적이다”며 웃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한국에 직접 방문하지 못한데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이어 “세계적으로 굉장히 슬픈 시기가 계속되고 있지만 직접 만나게 될 날을 고대한다”고 밝혔다.

제 4회 이호철통이로 문학상을 수상한 인도 작가 아룬다티 로이(사진=은평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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