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10일 오후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 하모니홀에서 열린 ‘이데일리·지평 제1회 ESG 인사이트’에서 “ESG위원회 신설, ESG 전문가 영입 등은 내재화를 위한 첫 선언적 의미일 뿐 회사가 존재하는 목표와 관련 미션을 어떻게 바꿀지 고민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국내 기업 ESG
이 교수는 “엑손모빌과 쉘의 전략이 다르듯 옆 기업의 전략이 우리 기업의 전략이 될 수 없다”며 “기업이 ‘미션→목표→내·외부 환경 분석→전략 선택→전략 실행→경쟁 우위 확보’ 등을 거쳐 경영전략을 세우는 과정에서 외부 환경 변화인 ESG를 어떻게 반영할지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유지하려면 ESG가 필수적”이라며 “우선 기업을 전략적 관점으로 바라보면서 산업 특성과 기업 역량에 맞춰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 가운데 아킬레스건을 찾아 출발점을 파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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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유행 아닌 ‘메가트렌드’…새 시장 향할 나침반 될 수도
이재혁 교수와 임성택 센터장 모두 ESG가 하나의 유행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이 교수는 “압축적 성장·수용·이행을 해온 한국 사회에서 ESG 광풍이 불고 있지만 두세 달 안에 끝날 유행이 아닌 메가트렌드”라며 “기업의 ESG에 관심을 둔 이해관계자가 주주와 투자자, 임직원, 소비자 등으로 많은 데다 오랜 기간 숙성과 시행착오를 거친다는 점이 그 근거”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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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궁극적 목적인 이윤 창출을 달성하는 데 ESG가 필수적이라고 이 교수는 주장했다. 소비자를 비롯한 이해관계자가 기업의 이윤 창출 과정까지 관심 두기 시작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그간 등한시했던 이윤 창출 과정에서의 사회적 타당성과 공정성을 따져보겠다는 얘기”라며 “10년 후에도 이윤을 창출할 것이라면 그 토대는 ESG가 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임 센터장은 미국을 대표하는 대기업 180여곳이 속한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주주가치가 아닌 이해관계자에 대한 공정한 대우와 지속가능한 이윤창출을 새로운 기업 목적으로 표방하는 성명을 내고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투자 기준으로 ESG를 삼는 등 활발해지는 변화를 눈여겨봤다.
이어 “ESG는 또 하나의 규제 혹은 부담이 아니라 빠르게 바뀌는 사회에서 새로운 시장으로 갈 수 있는 나침반이 될 수 있다”며 “기술 등을 종합해 새로운 시장으로의 전환을 도모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울 때”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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