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 지급이 원칙"이라는 민주당에 "생각 안해" 선그은 홍남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원다연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차 재난지원금 지급방식을 두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견해차를 드러냈다. 민주당이 5차 지원금은 전국민 지급이 원칙이라고 밝힌 다음날 국회에 출석해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홍 부총리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재난지원금 편성 방향을 묻는 질문에 “전국민 재난지원금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또 “(더불어민주)당하고 협의하는 과정에서 피해 계층에 두텁게 지원하는 형태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피해계층 선별 지원’ 방침을 재확인했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전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재난지원금을 전국민에 지급한다는 것이 당의 원칙”이라고 말했다.

전체 추가경정예산(추경) 규모에는 당정간 입장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홍 부총리는 재난지원금 등에 쓰일 추경 규모와 관련 “30조원 초반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추경 규모를 30조~35조원에서 검토하고 있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앞서 박 정책위의장은 “33조~35조원이 될 것이다. 이 액수를 기반으로 당정간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올해) 초과 세수를 사용하지 않으면 시장에 긴축효과를 가져오는 셈이 돼 경기 회복을 위해 되돌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그 범위 내에서 추경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올해 30조원 안팎의 초과세수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지난 4월까지 국세 수입은 133조4000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32조 7000억원가량 더 걷혔다.

홍 부총리는 재난지원금 지급 등을 포함하는 2차 추경 편성 시기에 대해 “7월 초에는 국회에 제출하는 걸 목표로 작업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국회에서는 종합부동산세 상위 2% 에만 부과하기로 한 민주당의 세법 개정안을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비율로 정하는 종부세 부과 기준이 조세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홍 부총리는 “법에서 준거를 제시하고 그에 따라 금액을 정하는 것은 조세법률주의와 상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