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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선진국에서는 유통기한 대신 사용기한 또는 품질유지기한 등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유통기한(sell by date)은 해당 식품을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는 최종일자를 뜻한다. 소비자가 섭취했을 때 건강상 이상이 없는 식품일지라도 유통기한이 지나면 폐기처리 해야 한다. 매년 1조원 대의 식품이 유통기한 초과를 이유로 폐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선진국들은 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 품질유지기한을 선택하고 있다. 소비기한은 식품을 섭취했을 때 소비자의 건강이나 안전에 이상이 없을 것으로 판단되는 최종소비기한이다. 품질유지기한은 적정 보관 방법에 따랐을 때 식품의 맛, 영양, 색감이 최상으로 유지되는 기간을 말한다.
기존 유통기한을 인정했던 국가나 단체도 점차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는 식품 폐기시점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다며 지난 2018년 식품 표시 규정에서 유통기한을 삭제했다. 영국 또한 지난 2011년 9월 유통기한을 대신해 소비기한과 품질유지기한을 도입했다.
선진국 대부분이 소비기한을 사용하는 까닭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섭취 가능한 음식물을 폐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다. 특히 미국에서는 먹을 수 있느냐 없느냐를 가늠할 수 있는 ‘소비기한’만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수출입할 때 각국의 유통기한 제도가 다르면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우리나라 식품 제조업체의 수출량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 번거로움이 커지고 있다”라면서 “유통기한은 20년도 더 된 제도라 지금의 실정과는 맞지 않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