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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분 먹통 보상 약속 KT…3시간 장애 보상 약관 수정 요구 커져

러시아 출장 중인 구현모 대표 "조속히 보상안 마련"
시민단체 "통신사 책임으로 사고나면 의무적 보상으로 바꿔야"
임혜숙 장관 "계층별 보상안 마련하라"
3년 전 아현화재 대책 작동 안해
네트워크 책임자 문책 예상..인터넷 속도미달로 국감서 질타받아
  • 등록 2021-10-26 오후 6:14:05

    수정 2021-10-26 오후 9:18:22

[이데일리 김현아 노재웅 기자]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6일 오후 KT 네트워크관제센터를 방문해 이철규 KT 부사장으로부터 인터넷 장애 관련 원인 및 재발방지 대책 등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오른쪽)과 홍진배 정보보호정책관(왼쪽)이 26일 오후 KT 네트워크관제센터를 방문해 이철규 KT 부사장으로부터 인터넷 장애 관련 원인 및 재발방지 대책 등의 설명을 듣고 있다.
러시아 출장 중인 구현모 KT 대표가 전국적으로 85분가량 발생한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 장애에 대해 사과하면서 약관과 관계없이 보상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기회에 약관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다.

구 대표는 지난 23일부터 외국 출장 중이어서 25일 사고 당시 한국에 없었다. 하지만, 점심시간 전후로 발생해 카드결제기를 사용할 수 없었던 식당, 편의점 등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컸고 온라인으로 시험을 치던 학생들의 시험이 중단되는 등 피해가 잇따르자 서면으로 먼저 사과문을 냈다.

구 대표는 “고객들께 불편을 드려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심층적인 점검으로 프로세스를 보완하고, 유무선 네트워크 통신망 전반을 면밀하게 살피는 계기로 삼겠다. 조속하게 보상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25일 오전 KT 인터넷망이 전국적으로 한 시간 넘게 장애를 일으키면서 전남 구례군 마산면 한 식당 입구에 ‘전산망 오류로 인해 카드 결제 불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KT의 폭넓은 보상이 필요할 뿐 아니라 ‘3시간 연속 장애 시 보상해주는’ 현재의 이용약관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시민단체인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우리나라는 집단소송제를 도입하지 않아 KT가 자발적인 손실보상을 지연하거나 거부하면 피해자들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해야 겨우 보상받는다”면서 “KT는 피해자들에 대한 성실한 의무를 다하라”고 촉구했다.

또 ‘3시간 연속해 통신이 중단되거나 장애가 발생할 경우에 한해 손해를 배상한다’는 현재의 약관을 ‘통신사 책임으로 인해 통신이 중단되거나 장애가 발생하면 의무적으로 보상해야 한다’로 개정할 것을 KT는 물론 모든 통신사에 요구했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이날 오후 4시 과천 KT네트워크관제센터 현장에 방문해 “국민께 너무 많은 불편을 드렸다. 피해를 입은 분들이 굉장히 많다. 보상 부분에 대해서 KT와 신중하게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임 장관은 전국 단위로 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 크게 우려했고, 피해 계층이 다양한 것을 고려해 계층별로 보상안을 마련할 것을 KT에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기정통부는 정부에서 먼저 보상 기준을 마련하기보단 KT가 선제로 보상안과 대책을 마련해오면, 내용을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아현화재 대책이던 재난로밍 작동안 해…처음부터 원인 조사

사고의 원인도 아직은 확실하지 않다. 이철규 KT 네트워크 담당 부사장은 이날 △네트워크 고도화를 위해 라우터(교환기)를 새로 설치하는 과정에서 경로 설정을 잘못했으며 △교체 시간대에는 네트워크 연결이 안 돼 있어야 하는데 연결돼 전체 코어시스템이 다운된 것으로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의 경우 라우터 경로 입력 시 전체 네트워크를 건드리지 않고 지역별로 분산해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KT가 기본적인 관리 수칙조차 지키지 않은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3년 전 아현국사 화재 당시 마련한 통신 3사 재난로밍이 작동하지 않은 이유도 대책이 필요하다.

임 장관은 “아연국사 화재 당시 만든 재난로밍 전용망은 네트워크의 가장자리 부분에 설치한 것이라면, 이번에는 라우터 경로 설정 오류가 코어 네트워크로 번지면서 범위가 달라 작동이 안 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추가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통신재난대응상황실의 상황실장으로 임명된 홍진배 과기정통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국장)은 사고 조사를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KT에 여러 자료를 요청했고, 전문가들과 분석할 것”이라면서 “KT의 설명에만 의지할 수는 없다. 사이버공격이 있었는지, 처음부터 다시 확인할 것이다. 단순 내부 오류라면 조사가 짧게 끝나겠지만, 사이버공격이 발견된다면 분석에 시간이 오래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트워크 책임자 문책 잇따를 듯…인터넷 속도 미달로 국감서 질타받아

KT노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기본으로 돌아가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 사태에 책임 있는 경영진과 관리자들은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철규 부사장은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변재일 의원·이원욱 과방위원장 등으로부터 호된 비판을 받았다. KT의 기가인터넷 최저보장속도(SLA) 미달 개통건수가 2만 건이 넘어 경쟁사들의 11배에 달하면서 발생한 일이다.

하지만, 이 부사장은 의원들 질의에 명확한 대책을 내놓지 못해 이원욱 위원장은 “자동차는 리콜 제도를 취하는데 통신도 그런 제도를 취하지 않으면 사실상 실속이 없는 것 아닌가 한다”라고 비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 부사장 답변을 보면 증인으로 나오면서도 준비되지 못한 모습이었다”면서 “언제부터인지 국내 최대 유·무선 통신망을 보유한 통신회사 KT 위상은 줄어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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