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하락장 왔나"..잘나가던 수도권서도 무더기 계약 포기

안양·송도 등서 무순위 청약 잇달아
무순위 청약 반복해도 미계약 못 터는 단지도
"'묻지마 청약 시장' 정상화 과정"
  • 등록 2022-03-03 오후 4:27:52

    수정 2022-03-03 오후 8:49:13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수도권에서도 청약 열기가 한풀 꺾이면서 청약에 당첨되고도 계약을 포기한 사람도 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묻지마 청약’을 남발했던 실수요자들이 보다 냉정하게 시장을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기 안양시 동안구 비산동 ‘평촌 자이 아이파크’ 투시도. (자료=GS건설)
‘평촌 자이 아이파크’ 분양 물량 26% 무순위로

경기 안양시 동안구 비산동 ‘평촌 자이 아이파크’는 8일 무순위 청약을 받는다. 무순위 청약은 아파트 정당계약 이후 미분양·미계약 물량이나 당첨 취소 물량이 생기면 청약가점에 상관없이 추첨으로 당첨자를 정하는 청약 방식이다.

평촌 자이 아이파크에선 전용면적 39㎡형 41가구가 무순위 청약 물량으로 나온다. 1월 분양했던 동일 면적 153가구 중 26%가 주인을 못 찾았다는 뜻이다. 청약 때만 해도 전용 39㎡에 800명 넘는 사람이 몰렸던 것을 생각하면 이례적이다.

수도권에서 무순위 청약을 받는 단지는 이곳만이 아니다. 지난달엔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 자이 더 스타’에서 84가구가 무더기로 무순위 청약을 받았다. 청약 당첨자는 물론 예비 당첨자까지 계약을 잇달아 포기하면서 전체 단지(1583가구)의 5.3%가 무순위 청약 물량으로 나왔다.

분양업계에선 무순위 청약 물량이 쏟아지는 것이 시장 침체 신호로 보고 있다. 청약 시장이 호황일 땐 무순위 청약이 ‘가뭄에 콩 나듯’ 나온다. 다른 지역보다 시장이 뜨거웠던 수도권에선 무순위 청약이 더욱 드물었다. 분양권을 포기하는 사람이 적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순위 청약이 늘어나는 건 ‘묻지 마 청약’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 해당 단지들의 분양가가 수요자의 기대보다 비싼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송도 자이 더 스타의 경우 전용 84㎡형 분양가가 9억5000만원에 달했다.

권영선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2021년 상반기의 분양시장 호황이 본격 조정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인식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분양 경기 위축에 무순위 청약 7수도

분양 경기가 위축되면서 일부 단지는 무순위 청약을 반복해도 아파트를 분양받을 사람을 못 찾고 있다. 서울 종로구 숭인동 ‘에비뉴 청계 I’은 지난해 6월 분양한 이후 무순위 청약을 여섯 차례 실시했는데도 미계약 물량을 못 털어내고 있다. 이 단지는 7일 일곱 번째 무순위 청약에 나선다. 지난해 10월 분양한 인천 송도동 ‘송도 센트럴파크 리버리치’도 8일 무순위 청약이 다섯 번째다. 앞서 네 차례 무순위 청약을 받았는데도 이 단지엔 미계약 물량 22가구가 남아 있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주택업계 걱정이다.

무순위 청약이 늘어나자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선 청약 자격을 완화해달라고 국토교통부에 건의하고 있다. 현재는 해당 시·도에 거주하는 무주택자만 무순위 청약을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미계약 물량을 제대로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게 지자체들 푸념이다. 다만 국토부는 아직 현행 제도를 유지하겠다며 난색을 드러냈다.

윤지해 부동산 R114 수석연구원은 “‘묻지마식’으로 아무 데나 청약을 넣던 비정상적 시장 상황이 정상화되고 있다. 청약자들이 단지가 미래 가치가 있는지, 분양가는 합리적인지, 입지는 어떤지 따져보고 청약하기 시작했다”며 “건설사들도 회사가 가진 사업장 매력도를 점검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28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2% 떨어져 5주 연속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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