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올리니…물가 뛰고 임금·배당·투자 줄더라

[글로벌 스탠더드에서 답을 찾다]법인세·상속세③
기업, 법인세 인상시 제품가·임금·배당에 전가
2017년 법인세 과표구간 신설 후 기업 투자↓
  • 등록 2022-04-21 오후 8:14:55

    수정 2022-04-21 오후 9:11:56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말 2023회계연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법인세와 개인소득세 인상으로 연방 재정 적자를 감축하겠다고 공언했다. 취임 첫해인 지난해 추진하다가 무산된 법인세 인상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다만 법인세를 인상했을 때 중장기 관점에서 기대만큼 법인세수 증가 효과가 크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대부분이다. 기업의 투자부터 배당 등 의사결정과 근로자 임금, 제품 가격 등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당장 법인세수를 확보할 순 있어도 경제 전반엔 부정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미경제연구소(NBER)에 따르면 법인세가 1%포인트 인상되면 소매 가격이 0.17% 오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법인세 인상 부담이 소비자(31%)와 근로자(38%), 주주(31%)에게 각각 전가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국내 역시 법인세 인상을 공약으로 내건 문재인 대통령 당선 전후로 법인세 관련 연구가 활발했다. 이들 연구 결과 상당수는 법인세 인상이 기업 투자와 고용은 물론 국가 경제 성장까지도 억누르는 효과가 있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지난 2017년 김학수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과세표준으로 200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상위 대기업에 법인세를 3%포인트 인상하면 기업의 투자가 0.7%, 고용이 0.2% 각각 줄어들 것이라는 조사를 내놨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단기적으로 0.3%, 중장기적으로 1.6% 각각 저하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실제 문재인 정부가 매출액 3000억원 초과 기업을 대상으로 한 법인세 과세 표준을 하나 더 만든 이후 2017년만 해도 전년 대비 16.5% 늘었던 설비투자 증가율은 2018년 -2.3%로 하락 반전했고 2019년에도 -7.5%로 내림세를 지속했다.

분석 기간을 1992~2021년으로 더욱 넓혀 한국경제연구원이 법인세 최고세율 변화와 기업의 설비투자 집행액을 분석한 결과, 법인세 최고세율을 1%포인트 인하했을 때 기업의 설비투자는 3.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세 인하가 즉각 효과를 내진 않더라도 중장기적으로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의미다.

다만 법인세율을 낮추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우려도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 GDP에서 법인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4.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3.0%에 비해 크게 높다. 법인세수가 줄면 국가 예산에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는 지난달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2022년 세법개정 방안 의견서’에서 법인세 인상을 주장했다. 불평등과 양극화를 완화하려면 정부가 역할 할 수 있도록 재정을 확보해야 하는데, 과세 여력 있는 고소득 법인이 사회연대 차원에서 비용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는 이유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이 투자 의사를 결정할 때 고려사항 1순위 혹은 2순위에 항상 세금이 포함될 정도로 법인세 변동은 다양한 방식으로 경영 환경에 영향을 준다”며 “세계적 추세가 법인세 인하에 있는데 우리나라만 역행한다면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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