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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 난 민주노총 “문 정부가 우리 배신했다”…다음달 3·18일 총파업 예고
민주노총은 24일 서울 종로구 효자동 청와대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정부는 노동 가치를 인정하고 노동 존중 세상을 만들겠다고 공약했지만 결국 노동자를 더 열악한 환경으로 내몰았다”며 “김 위원장의 구속으로 ‘반노동 친재벌 정권’임이 명확히 드러났다”고 했다.
민주노총은 김 위원장의 구속을 반(反)노동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2500만 노동자를 대표하는 민주노총의 대표자를 구속했다”며 “문 정부가 더 이상 촛불 정신과 노동 존중을 이야기할 자격이 없다”고 했다.
민주노총은 문 정부를 배신자로 규정했다. 반명호 민주노총 지도위원은 “민주노총이 촛불 항쟁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퇴진을 이끌어냈고 그 힘으로 문 정부를 탄생시켰다”며 “문 정부가 김 위원장을 구속한 것은 명백한 정치적·도덕적 배반행위”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오는 26일 울산 집회를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대규모 파업을 이어나간다. △충청권 저임금·비정규직 노동자 집회(27일)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총파업(7월 3일) △노동탄압 분쇄 위한 총 파업(7월 18일)을 계획 중이다.
민주노총 몽니에 고민 깊어진 정부…여당은 거리두기
민주노총이 정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서면서, 노정관계는 위기를 맞았다. 문 정부가 ‘친 노동 정권’을 표방하면서 복원을 기대했던 사회적 대화가 또다시 얼어붙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민주노총은 대통령 직속 기구인 일자리위원회와 정부의 핵심 정책인 최저임금 인상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에 참여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최임위를 포함한 정부 위원회 불참 여부는 추가 논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최임위는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4~6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 최저임금과 관련한 논의를 본격화할 예정이었지만, 이 일정이 지연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편 정부와 민주노총의 신경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여당은 민주노총과 거리두기에 나선 상황이다. 김 위원장이 구속된 이후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김 위원장 및 법원 판단에 대한 어떤 공식 논평도 내지 않고 있다. 노동계 몫 최고위원인 이수진 위원이 최고위에서 “‘불구속 수사를 통해 조사하더라도 큰 무리는 없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현장에서 들린다”고 말한 게 공식적인 언급의 전부다. 민주당이 앞서 김경수 경남도지사에 대한 법원 판단 때 비난을 퍼부었던 점을 돌이키면 사법부에 판단에 대한 존중보다는 의도적인 회피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