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전' 돌입..美 중재 가능성은 "글쎄"

WTO서 1차 여론전..WTO제소 앞두고 우군 확보 전략
외교·통상 당국자 잇딴 美방문
전문가들 "트럼프, 즉각·직접 개입 가능성 낮아"
  • 등록 2019-07-10 오후 5:06:05

    수정 2019-07-10 오후 6:10:46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의장국인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과거사 문제로 시작된 한일간 갈등이 일본의 수출통제 강화를 계기로 외교전쟁으로 치닫고 있다. 우리 정부가 이번 일본 측 조치를 세계무역기구(WTO) 제소하기로 한 가운데, 양국은 우호적인 국제 여론을 통한 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전투에 돌입했다.

한일 ‘여론전’..WTO 우군 확보 총력

한국과 일본은 지난 8~9일(현지시각) 제네바에서 열린 WTO상품 무역 이사회에서 1차 맞붙었다. 우리 정부는 일본의 무역보복조치를 추가 의제로 긴급 상정했고, 백지아 주 제네바 대표부 대사는 이번 조치가 정치적 목적으로 이뤄지는 경제보복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자유무역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일본 측 대표로 참석한 이하라 준이치 주 제네바 일본대표부 대사는 “일본 정부의 조치가 수출 규제가 아니며, 안보 우려를 바탕으로 수출 통제를 실시하기 위한 검토”라고 반박했다.

우리 정부는 오는 23~24일 예정된 WTO 일반 이사회에서도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부당성을 재차 강조할 방침이다. 적극적인 여론전을 통해 일본 정부의 규제 철회를 압박하는 한편, WTO 제소를 앞두고 국제 공조 및 우군 확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한일 갈등 장기전..美 중재 요청도

이와 더불어 정부는 미국의 중재를 통한 해결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

오는 12일 한일 양자협의가 일본 도쿄에서 예정돼 있지만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일본은 ‘정식 협의’가 아닌 실무급 차원의 ‘경위설명’을 할 수 있다며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협의 요청 역시 일본 측은 “수출 규제는 협의의 대상이 아니다”고 거부했다.

한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뾰족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데 일본은 아예 협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일 무역 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정부측이 외교·통상 당국자를 잇따라 미국으로 파견하는 것도 이같은 우려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측의 중개로 현 상황을 타개해 보겠다는 전략이다. 오는 11일 김희상 외교부 양자경제외교국장, 다음주 중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을 방문해 일본의 수출 규제의 부당성을 알리는 한편, 미국의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美 개입하더라도 ‘제한적’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이 과거 정부처럼 한일관계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은 낮게 봤다. 일본의 이번 무역조치가 미국과 사전 교감 혹은 묵인을 전제로 이뤄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8일 “미국은 일본, 한국 모두에 대한 동맹이자 친구”라면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에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가 개입을 하더라도 중립적이고 제한적인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한국의 중재 요청에 즉각적으로 응하기보다는 좀 더 사태 추이를 지켜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오바마 행정부의 경우 중재 노력을 상당히 적극적으로 했던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공개적으로 한일관계에 대해 밝힌 적이 없다”면서 “기본적으로 한일 문제는 양국간에 풀어야 한다는 입장으로, 개입을 하게 되더라도 어느 한편의 손을 들어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역시 “미국 직접 개입 가능성은 낮다”면서 “중재라기보다는 물밑에서 한일관계 복원을 위해 간접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과거 한국·일본이 아시아 정책의 핵심축이었다면 현재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중심은 한국·일본이 아니라 일본·호주·인도다. 시급성을 못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이조의 만남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