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실적에는 3사의 배송경쟁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손실의 대부분은 물류비·직사입 비용 증가가 원인이 됐다. 여기에 3사간의 경쟁적인 할인 마케팅도 영향을 미쳤다. 업계 당사자들은 ‘큰 폭의 손실이 났지만 장기적인 투자 관점에서 봐달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하지만 별다른 수익모델없이 덩치만 키우는 현재의 소셜커머스 특유의 사업구조가 한계에 도달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덩치 키웠지만 체력은 더 허약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소셜커머스 3사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총 8300억원을 집계됐다. 전년대비 4~6배 가량 불어났다.
쿠팡은 지난해 영업손실 547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1215억원) 적자폭의 4배 이상 커졌다. 티몬과 위메프는 각각 1419억원, 1424억원씩 영업손실을 나타냈다. 티몬의 경우 작년 손실(-246억원)에 비해 손실 폭이 5.7배, 위메프도 작년(-290억원)보다 5배 가량(391%) 심화됐다.
◇ 소셜3사, 작년 마케팅·물류비용에 ‘올인’
손실의 주범은 바로 ‘배송전쟁’이다. 지난해 쿠팡의 ‘로켓배송’으로 촉발된 3사 간 배송서비스 경쟁으로 지출이 대폭 늘었다. 쿠팡이 작년 물건을 직접 사들인 금액은 9890억원으로 전년보다 5배 늘었다. 이는 물건을 직사입해 자체 배송하는 로켓배송과 관련된 비용이다.
티몬 역시 물류비용이 2.5배, 직사입 물품 규모가 4배 이상 늘었다. 위메프도 작년 물류비용 54억원을 썼다. 전년(8000만원)보다 무려 67배 늘어난 수치다. 3사 모두 배송서비스에 집중하며 투자한 금액이 대거 손실로 잡혔다.
마케팅(광고선전비+판매촉진비)비용 역시 증가했다. 가격에 따라 실시간 움직이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3사는 할인쿠폰을 지급하는 출혈 마케팅을 실시해왔다.
특히 위메프의 마케팅 의존도는 작년보다 심각해졌다. 위메프는 지난해 413억원(정정 공시 기준)을 광고·판촉에 쏟아부었다. 이는 전체 매출(1259억원)의 33%에 달한다. 올해는 전체 매출(2165억원)의 48%인 1046억원을 지출했다. 전체 매출의 절반 가량을 각종 쿠폰·할인 마케팅에 쓴 셈이다.
위메프 관계자는 “신규고객을 유치하고 최저가를 유지하기 위한 선제적인 투자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티몬도 전체 매출의 35%에 달하는 697억원을 마케팅에 지출했다. 쿠팡 역시 광고선전비로만 올해 560억원을 썼다.
◇ 소셜 3사 “실탄은 충분..장기적 투자 관점에서 봐달라”
3사는 이날 금융감독원에 나란히 실적을 공시했다. 늘어난 손실 폭에 대해 업계는 ‘장기적 투자의 일환으로 봐달라’는 의견을 전했다. 쿠팡은 “투자금액이 여전히 충분히 남아있으며 계획된 적자일 뿐”이라고 답했으며 위메프 측도 “투자만큼 손실이 늘었으며 손익구조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소셜커머스 사업에 아직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적자 속에도 외부 자금을 꾸준히 유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소셜커머스 3사가 유치한 금액만 2조원에 이른다. 실제로 티몬은 지난 10일 NHN엔터테인먼트로부터 4000만달러를 깜짝 유치하며 소셜커머스 위기론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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