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m 설비 내부에 CCTV를?… ‘안전·환경’ 강화하는 정유·유화업계

SK이노, 올해 울산CLX 리액터내 CCTV 설치 완료
타사 사고 ‘반면교사’ 삼아 TF 구성 등 선제적 대응
상반기 곤욕치렀던 화학업체들도 재발방지 투자 강화
  • 등록 2019-12-26 오후 7:18:19

    수정 2019-12-26 오후 7:18:19

SK이노베이션이 울산콤플렉스 리액터 내부에 설치한 CCTV 구성품들. (사진=SK이노베이션)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SK이노베이션(096770)은 지난해 주력생산기지 울산콤플렉스(CLX)에 ‘CCTV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울산콤플렉스내 주요 설비인 30m 깊이의 ‘리액터’(원료유에 수소를 첨가해 황을 제거하는 설비)에 CCTV를 설치하기 위해서였다. 긴 타워 형태의 리액터 안에 CCTV를 설치하는 것은 정유업계에선 시도되지 않았던 일이었지만 SK이노베이션은 안전확보를 위해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최근 국내 정유·석유화학업계의 안전·환경 분야 투자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사회적으로 안전·환경 분야에 대한 기준이 대폭 높아진 데다 사고 발생 시 자칫 인명 피해까지 낼 수 있는 업종인만큼 선제적으로 안전대책을 강화하고자 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는 모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9월 울산콤플렉스내 전문가들로 구성된 TF 활동을 통해 올해 모든 중질유 공장내 리액터에 CCTV 설치를 완료했다. 처음으로 ‘제2 중질유 촉매분해공정설비(FCC)’에 CCTV 설치를 시도한 이후 단계적으로 리액터 내부에 적용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올 2월엔 설비를 전면적으로 리뉴얼했고 6월엔 제1 FCC에도 CCTV를 적용했다.

SK이노베이션이 이처럼 30m 깊이의 설비 내부에 CCTV 설치를 추진한 것은 타 업체에서 발생한 안전사고 때문이었다. 타사 협력업체 직원이 리액터 내부 작업 중에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던 것. 아무도 리액터 내부에서 일어난 일을 보지 못했던 탓에 경위 파악도 힘들었다. SK이노베이션이 선제적으로 TF를 구성한 이유다. 가스, 분진들로 가득한 리액터 내부에 CCTV를 설치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카메라 소재부터 렌즈, 주변기기까지 TF의 다양한 시도 끝에 적용이 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타사 사고 사례를 교훈삼아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고민한 결과 리액터 내부 CCTV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다”며 “공장에서는 ‘SHE’(안전·보건·환경) 관리가 가장 중요한 요소인 만큼,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통해 지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 여수와 대산 등 지방 사업장에서 환경 문제로 한바탕 곤욕을 치렀던 석유화학업계도 안전·환경 분야 강화에 두 팔을 걷어부친 상태다. 이미 논란이 된 후 움직이는 모양새이지만 재발 방치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투자와 감시를 강화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한화토탈은 올 4분기 안전환경기획, 안전환경진단 분야에서 8년 이상 경력을 보유한 전문가들을 확충했다. 안전 관련 법규부터 안전경영시스템 관리 등에 있어 숙련된 인력들을 대거 채용해 안전 분야에서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다. 지난 5월 대산공장에서 발생한 유증기 유출 사고에 대한 재발 방지 차원에서 안전 분야 인력 확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올 상반기 여수산업단지에서 대기오염물질 배출치 조작 논란에 휩싸였던 LG화학(051910)도 내년까지 여수공장내 환경시설 개선에 1700억원을 투자키로 하는 등 전반적으로 안전·환경 분야에 힘을 주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포스코(005490) 광양제철소 사고처럼 한순간에 인명 피해를 낼 수 있는 업종 중 하나가 화학산업”이라며 “사회적으로 높아진 잣대와 업체들의 달라진 인식으로 향후 안전·환경 분야 투자는 자연스럽게 강화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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