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성수 "억울함 없게 하겠다"…실수요자 반발에 잔금대출 허용 선회(종합)

홍남기·은성수, 신규 규제지역 대출규제 보완책 약속
LTV 70→40% 적용 예외조치 내놓을 듯
  • 등록 2020-07-07 오후 5:31:36

    수정 2020-07-07 오후 9:21:59

[이데일리 이승현 김인경 기자] 정부가 ‘6.17 부동산 대책’으로 잔금대출이 줄게 된 주택 수요자들의 강한 불만에 결국 기존 수준으로 대출을 허용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규제 일변도 부동산 대책으로 실수요자까지 옥죈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경제부처들은 논란이 커지자 보완책 마련을 약속하고 나섰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7일 ‘금융회사 최고경영자 초청세미나’ 후 기자들과 만나 “조정지역으로 지정돼 대출이 어렵게 된 사람들이 있다는 지적을 귀담아 듣고 불편함이나 억울함이 없게 하겠다”고 말했다.

대책 이전 청약 당첨자 소급 적용에 발동동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전날 한 언론 프로그램에 나와 부동산 규제지역 적용에 따른 대출한도 축소에 대해 보안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번 대책으로 투기과열지역이나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돼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떨어지면서 문제 제기가 된 것 같다”면서 “이미 계약된 중도금대출과 잔금대출이 하나의 연장선에 있다는 전제 아래 이분들을 보호해줄 수 있는 보완책이 뭐가 있는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보완책으로 신규 지정된 규제지역의 분양주택 계약자에게 6.17 대책 이전 수준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적용하는 예외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9억원 이하 주택의 LTV는 비규제지역에선 70%다.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선 각각 50%와 40%로 낮아진다.

비규제지역에선 통상 수분양자가 중도금 대출을 분양가 60%까지 받은 후 잔금대출로 당시 시세의 70%만큼 다시 돈을 빌려 중도금 대출을 상환한다. 주택 시세가 분양가보다 더 올랐다면 입주예정자는 잔금대출을 넉넉하게 받아 중도금 상환과 잔급 지급을 하고 이사비용 등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6.17 대책으로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이 사실상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됐다. 지방에선 대전과 청주가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됐다. 경기 수원과 성남 수정구, 안양 등 경기 남부권 지역과 대전 대다수 지역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에선 6.17 대책효과 발생일(6월 19일) 이전에 청약당첨이 되거나 계약금을 납입했어도 규제지역 기준 대출규제를 소급해 적용받게 된다. 잔금대출 규모가 시세의 70%에서 시세의 40~50%로 줄어드는 것이다. 다만 중도금대출에 대해선 비규제지역 기준(LTV 70%)이 계속 적용된다.

‘6·17 규제 소급적용 피해자 구제를 위한 모임’ 참가자들이 지난 4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주변에서 ‘정부 부동산 대책 반발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줄어든 잔금대출만큼 자체 조달을 해야 하는 계약자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일부 입주예정자들은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대출 규제 소급적용을 철회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단체행동까지 예고한 상태다. 검단·송도·용인·수지·수원·동탄 등 신규 투기과열지구 지역의 은행에는 이 지역 아파트 수분양자의 전화나 방문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한다.

신규 규제지역 은행에 관련 문의 빗발

금융당국은 이에 대해 무주택 세대이거나 기존주택 처분조건부 약정을 체결한 1주택 세대는 기존 중도금 대출 만큼 잔금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미 분양받은 세대의 기대이익을 감안한 조치라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당초 시세의 70%까지 잔금대출을 받을 계획이었던 계약자들은 자금조달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은 위원장은 “(정책이) 바뀌면서 (대출한도가) 줄어든 부분과 예상과 달라진 부분에 대한 불만과 불편함이 제기된 거니까 (정책방향은) 예상대로 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다주택자가 아니라 내집마련 목적의 실수요자 등이 대출규제 소급 적용의 예외를 인정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2주택 이상 다주택 세대에 대해선 무주택자 등과 달리 중도금 대출 만큼 잔금대출을 받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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