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엄벌한더더니`…총선서 페북으로 선거관여한 공무원들 징계 면했다

행안부, 제21대 총선 특별감찰 결과 처분요구서 공개
공무원 23명 선관위 금지한 후보자 페북 `좋아요` 클릭 등
23명 모두 `주의` 처분…“공식적 인사 상 불이익 없어”
“대부분 규정 미숙지 실수…선관위 의견 충분히 수렴"
  • 등록 2020-07-15 오후 4:52:16

    수정 2020-07-15 오후 4:52:16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서울의 한 자치구에 근무하는 공무원 A씨는 지난해 말부터 지난 4월 11일까지 한 국회의원 후보의 페이스북 선거 관련 게시글에 18건의 ‘좋아요’를 클릭했다. 또 지난 3월 2일 국회의원 후보자가 단수 추천됐다는 게시글에 ‘필승하십시오. 응원지지합니다’라는 내용의 댓글도 달았다. A씨는 대학교 시절 지도교수로서 친분이 있어서 한 행위였고 정치적 목적은 없었다고 해명했고, 정부는 ‘주의’ 처분을 요구했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일인 지난 4월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4동 주민센터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주민들이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투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4월 15일 국회의원 선거 과정에서 지방공무원 51명이 정부의 감찰에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무원의 정치적 의무를 지키지 않고 페이스북에 올라온 선거 관련 글에 ‘좋아요’나 댓글을 단 공무원도 23명에 달했지만 징계도 아닌 ‘주의’ 처분에 그쳤다. 총선 전 정세균 국무총리까지 나서 공무원이 SNS로 정치적 표현을 하면 엄벌을 하겠다고 했지만 실질적인 징계는 줄 수 없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16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특별감찰을 실시한 결과 총 38건에 대해 51명이 적발됐다. 이 중 중징계는 3명이었고 △경징계 6명 △주의 39명 △경고 1명 △통보 2명 등이었다. 특히 이번에 가장 많이 적발된 사례로는 공무원이 페이스북 선거 관련 게시글에 ‘좋아요’를 반복적으로 누른 사례로 전국적으로 23명이 적발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1월 발간한 공무원의 선거관여행위 금지 안내에 따르면 선거 관련 게시글에 ‘공유하기’를 클릭하거나 응원댓글을 다는 행위, 선거 관련 게시물에 ‘좋아요’를 계속적·반복적으로 클릭하는 행위를 SNS 활동 관련 주요 위반사례로 명시하고 있다. 이에 지난 1월 정세균 국무총리도 총선에 대비해 “공직 사회는 헌법과 공직선거법에 따른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며 페이스북·트위터 등을 통한 선거 개입과 논란이 될 만한 정치적 의사표현에 대해 엄벌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문제는 엄벌하겠다는 엄포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징계를 받는 경우가 없다는 점이다. 이번에 적발된 23명도 모두 ‘주의’ 처분요구만 받았다. 행안부 관계자는 “주의는 중징계나 경징계에 해당하지 않아 공식적인 인사상 불이익은 없다”며 “다만 정부 포상에서 제외된다든지, 성과급을 준다든지 할 때 참고가 될 순 있다”고 설명했다.

실질적인 징계를 줄 수 없는 이유는 이들 대부분이 규정을 숙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발생한 실수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감찰 결과 적발된 이들은 공무원의 정치운동 금지 관련 규정을 숙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개인적인 친분이나 특별한 의미 없이 ‘좋아요’를 눌렀다고 해명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선거 개입은 개입하려는 의도가 있어야 한다”며 “주의 처분도 선관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서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감찰 결과 충남의 한 공무원이 부정 선거운동을 벌여 중징계 처분이 요구됐다. 이 공무원은 지난 1월 전·현직 간부공무원을 식사에 초대한 뒤 재선거 후보자를 참석시켜 시정현안 등을 논의하는 등 선거운동을 도왔다. 또 특정후보자에게 유리한 선거 관련 문자메세지를 지인 53명에게 전송하기도 했다. 전남에서도 한 공무원이 특정 후보자의 유리한 자료를 선거구민에게 문자메시지로 발송해 경징계 처분이 요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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