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머슴이 아니라 이웃입니다" 거리로 나선 경비노동자들

경비노동자, 전태일 50주기 캠페인 참석
'입주민에게 하고 싶은 말' 편지로 전해
"아파트를 지키고 가꾸는 인격체로 대해 달라"
  • 등록 2020-05-20 오후 3:50:34

    수정 2020-05-20 오후 10:13:04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입주민 여러분이 회사의 머슴이 아니듯, 경비노동자도 머슴이 아니라 여러분이 살아가는 공간을 지키는 이웃입니다.”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전태일다리에서 열린 제2차 전태일 50주기 캠페인에서 정의헌(왼쪽) 전국아파트경비노동자 고용안정권리선언공동사업단 공동단장과 경비노동자 김인준씨가 고 최희석 경비노동자 분향소 뒤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이번 캠페인은 고 최희석님 관련 경비노동자의 열악한 처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진행됐다. (사진=뉴시스)
입주민에게 폭행을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아파트 경비원 고 최희석씨를 추모하는 경비원들이 20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전태일 다리 위에서 열린 ‘전태일 50주기 2차 캠페인’에 참석해 입주민들의 ‘갑질’을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6년 전 압구정 한 아파트에서 입주민 갑질에 시달리다 사망한 경비원 이만수씨의 동료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인준씨는 ‘입주민에게 드리는 편지’를 통해 “반갑게 인사하고 따뜻하게 대해주는 입주민이 훨씬 많지만 을의 위치일 수밖에 없는 경비노동자의 처지를 악용해 갑질을 일삼는 이들도 있다”며 “아파트를 지키고 가꾸는, 인격을 가진 사람으로 대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씨는 경비노동자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는 데에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번 여름엔 에어컨 없는 경비실에서 근무한다는 뉴스가 나오지 않게 조금만 관심을 부탁드린다”라며 “정부도 경비노동자의 처지 개선 문제에 책임 있게 임해 달라”고 강조했다.

정지헌 전국아파트경비노동자고용안정권리선언공동사업단 공동단장은 “전태일 열사가 살아계셨으면 70세 이상 됐을텐데 지금 그 동년배가 가장 많이 일하고 있는 업종이 바로 경비노동”이라며 “최희석 노동자의 죽음을 계기로 고령 노동의 대표적인 노동인 경비노동계가 단결해 정당한 대우를 받고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전태일 다리 위에는 고 최희석 경비원을 위한 작은 분향소가 차려졌다. 이날 캠페인 참석자들은 ‘경비노동자도 사람입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이수호 전태일50주기범국민행사위원회 상임대표는 “경비노동자가 목숨을 끊은 사태는 그 한 분만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안타깝다”며 “경비노동자와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염원을 담아서 오늘 캠페인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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