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회복 자신감' 文대통령…전문가 "샴페인 너무 빨리 터트린다"

'코스피3000' 언급 "자산버블 우려…낙관론 안돼"
"수출 회복세지만 갈 길 멀어…내수 여전히 캄캄"
  • 등록 2021-01-11 오후 4:11:07

    수정 2021-01-11 오후 9:26:43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종=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신년사를 통해 주식시장의 상승 흐름과 수출 회복세를 근거로 경기 낙관론을 제시했다. 경제학자들은 “샴페인을 너무 빨리 터뜨렸다”며 지나친 낙관론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는 드디어 어두운 터널의 끝이 보인다”며 “올해 우리는 온전히 일상을 회복하고 빠르고 강한 경제회복으로 새로운 시대의 선도국가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에선 빠르고 강한 회복을 이룰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에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경기 낙관론을 꺼내든 주된 근거는 △상대적으로 적은 코로나19 피해 △주식시장 상승세 △수출 회복세를 들었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37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1.1%로 예상했다. 또 코스피 지수는 사상 최초로 3000선을 돌파했고 지난해 12월 수출은 514억1000만 달러로 25개월 만에 500억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문 대통령의 이러한 경제 낙관론에 의문을 제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 교수는 “경제학적 측면에서의 언급이 아니라 정치인 대통령으로서의 수사였다”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특히 자산시장에 대한 버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주식시장 과열을 낙관적으로 해석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앞서 경제 수장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자산버블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홍 부총리는 지난 5일 “급격히 늘어난 유동성이 자산시장으로의 쏠림이나 부채 급증 등을 일으킬 가능성에 각별히 유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도 “잠재돼 있던 리스크가 올해 본격적으로 드러날 수 있다”며 “자그마한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 경제 수장들이 자산버블을 경고하고 나서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주식시장에 대한 평가방향에 의문을 제기했다. 구정모 강원대 명예교수는 “지금 자산시장은 실물경제가 전혀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는 말 그대로의 ‘버블’이다”며 “실물경제가 조금 더 침체한다면 꺼질 수 있기 때문에 낙관적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구 명예교수는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억눌러 풍선효과로 시중 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옮겨간 측면도 있다”며 “지금의 증시에 우리 경제의 긍정적 상황이 일부 반영될 수 있지만 이를 낙관적 경제 전망의 근거로 보기엔 어폐가 있다”고 언급했다.

김현욱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도 “우리나라에선 실물과 자산시장의 괴리가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모습”이라며 “지금 증시 상황은 현재의 확장적 재정이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도 반영이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실물경제가 좋은 상황에서 주가가 오르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지금은 전혀 그런 상황이 아니지 않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경기 버팀목인 내수시장 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수출 회복만으로는 경기 반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중국을 제외한 주요 국가의 심각한 코로나19 확산세로 완전한 수출회복마저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는 “내수는 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수출도 아직은 감소세가 다소 완화한 수준일 뿐”이라며 “문 대통령이 샴페인을 너무 빨리 터트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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