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버팀목 반도체도 안갯속…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까

이재용 부회장 기소강행으로 시스템 반도체 육성 위축될 것
인텔, TSMC, SMIC 등 치열한 반도체 시장에서 복합 위기
미국 상무부 강화된 제재안 이달부터 발효…하반기 불투명
  • 등록 2020-09-02 오후 4:23:18

    수정 2020-09-02 오후 9:27:31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기소되면서 삼성은 향후 삼성의 사업 로드맵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추진하고 있는 시스템 반도체 1위 달성 등 미래성장 사업 육성에서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M&A)과 같은 발 빠르고 공격적인 투자 활동이 위축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에서도 삼성의 버팀목 역할인 반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은 검찰 기소 이후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까지 최소 5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삼성뿐만 아니라 글로벌 반도체 산업 지형의 변화가 예상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6일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에 위치한 전장용 MLCC 생산 공장을 찾아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삼성 반도체, “치열한 반도체 시장에서 초유의 복합 위기 맞아”

2일 재계 관계자는 “삼성의 주력사업 실적을 낙관할 수 없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던 반도체, 스마트폰 등 삼성의 주력사업이 앞이 깜깜해졌다. 여기에 더해 글로벌 경영환경은 그야말로 ‘시계 제로’의 상황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반도체는 전체 실적을 견인하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올 2분기에도 반도체가 전체 매출에서 34%(18조2300억원), 전체 영업이익에서 67%(5조4300억원)를 차지할 정도다.

그러나 삼성은 최근 반도체 산업에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미중 무역 전쟁으로 인한 화웨이 반도체 수출 제재, 중국 기업의 급부상, 대만 TSMC 등 치열한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과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뒤에서는 따라오고 앞에서는 치고 가는 상황에서 이제 기나긴 재판으로 초유의 복합 위기를 맞았다는 내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1위인 대만의 TSMC는 지난주 2나노미터((㎚·10억분의1m) 반도체 공정 개발과 생산을 공식화하는 등 반도체 초미세경쟁에서 삼성을 앞서고 있다. TSMC는 약 22조원을 투자해 오는 2024년부터 2나노 제품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아직 삼성전자는 2나노 로드맵을 발표하진 않은 상태다.

중국업체들도 따라오고 있다. 중국 최대의 파운드리 업체인 SMIC는 약 9조원의 자금을 끌어모으고 또 중국 정부의 자국 반도체 업체에 10년간 법인세 면제라는 혜택을 등에 엎고 기술 격차를 좁히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반도체 가격 하락 등 하반기 불확실성 커져

경쟁사들의 견제 외에도 반도체 시장 자체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추가 제재안으로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업계는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하지 못할 수도 있다. 강화된 제재안은 이달부터 발효된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는 올 상반기 기준 삼성전자의 5대 매출처 중 하나”라며 “이 제재안이 현실화된다면 단기적으로는 삼성전자도 매출 감소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늘어난 D램 수요가 7월부터 약화되기 시작하면서 서버용 D램 고정거래 가격이 5% 이상 급락한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8월 서버용 D램(DDR4 8Gb)제품의 고정거래 가격은 3.13달러로 7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가격 하락세가 4분기에 다시 이어지면서 10% 이상 더 떨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하반기 매출이 불투명한 이유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은 불안정한(unstable)상태다. 삼성은 대만의 TSMC와 미국의 인텔, 중국의 SMIC 등에게 견제를 많이 받고 있는 형국”이라며 “이것을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은 초격차 유지를 위한 기술개발 밖에 없는데, 이 부회장에 대한 재판 때문에 차질을 빚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반도체 산업은 내수시장이 탄탄한 중국과는 다르게 수출을 해야 커질 수 있다”며 “5년이면 반도체 산업 지형이 충분히 바뀔 수도 있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제학과 교수는 “삼성전자는 삼성그룹 전체에서 80%를 차지할 만큼 압도적인 비중이고 이것은 첨단산업때문에 가능하다”며 “현재 코로나 19때문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대만의 TSMC 등 반도체 경쟁 압력이 커진 상황에서 과감한 의사결정과 선제적 투자를 하지 못한다면 그 어떤 산업보다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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