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검찰 기소 이후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까지 최소 5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삼성뿐만 아니라 글로벌 반도체 산업 지형의 변화가 예상된다.
|
2일 재계 관계자는 “삼성의 주력사업 실적을 낙관할 수 없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던 반도체, 스마트폰 등 삼성의 주력사업이 앞이 깜깜해졌다. 여기에 더해 글로벌 경영환경은 그야말로 ‘시계 제로’의 상황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반도체는 전체 실적을 견인하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올 2분기에도 반도체가 전체 매출에서 34%(18조2300억원), 전체 영업이익에서 67%(5조4300억원)를 차지할 정도다.
중국업체들도 따라오고 있다. 중국 최대의 파운드리 업체인 SMIC는 약 9조원의 자금을 끌어모으고 또 중국 정부의 자국 반도체 업체에 10년간 법인세 면제라는 혜택을 등에 엎고 기술 격차를 좁히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반도체 가격 하락 등 하반기 불확실성 커져
경쟁사들의 견제 외에도 반도체 시장 자체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추가 제재안으로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업계는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하지 못할 수도 있다. 강화된 제재안은 이달부터 발효된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는 올 상반기 기준 삼성전자의 5대 매출처 중 하나”라며 “이 제재안이 현실화된다면 단기적으로는 삼성전자도 매출 감소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늘어난 D램 수요가 7월부터 약화되기 시작하면서 서버용 D램 고정거래 가격이 5% 이상 급락한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8월 서버용 D램(DDR4 8Gb)제품의 고정거래 가격은 3.13달러로 7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가격 하락세가 4분기에 다시 이어지면서 10% 이상 더 떨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하반기 매출이 불투명한 이유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제학과 교수는 “삼성전자는 삼성그룹 전체에서 80%를 차지할 만큼 압도적인 비중이고 이것은 첨단산업때문에 가능하다”며 “현재 코로나 19때문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대만의 TSMC 등 반도체 경쟁 압력이 커진 상황에서 과감한 의사결정과 선제적 투자를 하지 못한다면 그 어떤 산업보다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