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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 가이드가 신뢰성·공정성 논란에 휩싸이면서 오롯이 실력으로 별을 획득한 일류 레스토랑들까지 피해를 보는 모양새다. 미쉐린 가이드 측은 최근 제기된 논란과 관련한 모든 의혹들을 부인했다.
14일 미쉐린은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0’ 발간 행사를 열었다. 새롭게 미쉐린 스타를 획득한 레스토랑과 셰프들을 축하하는 자리다. 그러나 이날 행사 참석자들의 관심은 다른 곳에 있었다. 미쉐린 가이드 2020 발표를 불과 이틀 앞두고 제기된 의혹 때문이다.
한식당 윤가명가를 운영하는 윤경숙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미쉐린이 컨설팅 비를 받고 레스토랑에 별을 부여한다고 주장했다. 일명 ‘미쉐린 브로커’가 존재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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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그가 컨설팅을 대가로 연간 4만달러, 우리 돈 약 5000만원에 더해 심사위원들의 체류비 등까지 연간 2억원 가량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져 파문이 일었다.
아울러 미쉐린 가이드 서울 발간 첫해부터 3스타로 이름을 올린 광주요그룹의 한식당 ‘가온’과 신라호텔 한식당 ‘라연’이 모두 같은 인물에게 컨설팅을 받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미쉐린 가이드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9’ 발간 즈음에도 동일한 공정성 논란이 일었다.
공정성뿐만 아니라 번역 오류도 매년 있었다. 지난 2018년 판에는 단순 오탈자를 포함해 130건에 달하는 오류가 발견됐다. 또 2017년 판에서도 오류가 34건 발견됐다.
한국관광공사를 통해 5년간 20억원이 지원되고 있지만, 관광공사엔 오류 수정 권한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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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웬달 뿔레넥 미쉐린 가이드 인터내셔널 총괄 디렉터는 “이번에 언급된 싱어는 물론 그와 연결된 데니 입은 단 한 번도 미쉐린에 고용된 적도, 계약 관계를 맺은 적도 없다”며 “우리는 결코 어떠한 금품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누군가가 미쉐린 직원이라며 금품을 요구한다면 그는 절대 미쉐린 관계자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미쉐린 측의 주장대로라면 싱어가 미쉐린을 사칭해 식당과 셰프들을 상대로 불확정 정보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금품을 요구한 셈이 된다.
내부자와 연결고리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선 “지난해에도 루머가 돌아 내사에 착수했지만, 우리 쪽에서 정보가 유출됐다는 증거는 파악하지 못했다”며 “관련 소식이 더 보도되면 추가 조사에 들어갈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또 싱어에 대한 법적 조치 가능성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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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미쉐린 가이드 선정 과정과 기준의 공정성에 대해 수차례에 걸쳐 강조했다.
그는 “익명의 독립된 평가원들이 전 세계에 걸쳐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를 한다”며 “또 한 사람이 결정하는 것이 아닌 평가원 여러 명의 의견을 모으고 교차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한 식당을 평가하는 사람도 매년 바뀐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면서 4년 연속 3스타를 지켜낸 레스토랑들은 기쁨도 온전히 즐기지 못하는 눈치다. 호텔신라는 싱어로부터 컨설팅을 받은 것은 맞지만, 미쉐린 가이드 평가와는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번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0엔 신규 2스타 식당 2곳(모수·임플레션)과 1스타 식당 7곳(떼레노·묘미·보트르 메종·에빗·오프레·온지음·피에르 가니에르)을 포함해 총 31곳의 스타 식당이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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