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과학계 전문가들 "한반도 극한강수 지속된다···대비 시급"

강우 유형 달라져···국지호우·집중강수 위험 커져
한국, 중국, 일본 같은 기후권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산사태 경보시스템 활용 등 과학적 대비 필요성도
  • 등록 2020-08-05 오후 4:33:13

    수정 2020-08-05 오후 4:33:13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연일 장맛비가 이어지면서 전국적으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대기환경, 지구과학 전문가 등에 의하면 기후변화 등에 따라 한반도의 가뭄, 홍수 등 극한강수는 매년 지속되고, 더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당장 시급한 대비책으로 상·하수도 배관을 정비하는 한편 산사태 조기경보시스템, 기후변화 연구 등을 확대하며 한반도 이상 기후 현상과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과학적 대비를 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5일 오후 강원 철원군 김화읍 생창리 일대가 물에 잠겨 주민들의 발이 묶여있다.<사진=연합뉴스>


‘2.5~3배’ 시간당 강수량 증가 가능…한·중·일 극한 강수 위험성 증가

전문가들에 의하면 한반도 집중 호우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기후변화로 지구의 기온이 높아지면서 대기가 머금을 수 있는 수증기의 양이 많아졌고, 동시에 지표면은 대기 중으로 수분을 빼앗겨 더욱 건조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집중호우와 가뭄 발생 위험이 동시에 증가하고,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경자 부산대학교 대기환경과학과 교수는 여름철 집중 호우가 발생하기 위해선 3가지 환경이 서로 맞물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선 찬 공기와 더운 공기가 만나 불안정한 상태를 만들고, 더운 공기가 찬 공기 위로 올라가야 한다. 여기에 수증기 공급을 만들어주는 여러 기상패턴이 결합해야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장마전선이 이동하지 않고 정체하면 폭우로 이어질 수 있다.

하경자 교수는 “현재 집중 호우에 대한 많은 과학적 연구가 이뤄지고 있고, 예년과 달리 2.5배에서 3배까지 시간당 강수량이 증가할 수 있다는 예측 결과도 나오고 있다”며 “전문가들도 피해를 염려하는 상황으로 앞으로 극한 강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가정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수도권에서 발생한 강수 피해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발달이 지연돼 발생한 것으로 봐야 하며, 최근 태풍 하구핏이 중국에서 소멸하며 발생한 수증기가 서해로 유입되며 비구름을 강화시켜 이번 주말부터 다음주 초까지 비가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근 30여년 동안의 관측데이터와 기후 모델을 살펴보면 동아시아 전체적으로 극한 강수의 위험성이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윤진호 광주과학기술원 지구환경공학부 교수는 “남부지방에 많은 비가 내린 전 주와 달리 이번 주는 중부지방에 많은 비가 내렸다”며 “북태평양 고기압이 발달하면서 장마전선이 북쪽으로 확장돼야 하는데 올해 확장이 늦어지면서 중부지방에 강수가 집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예년과 달리 장마전선이 정체되며 장마 주기가 길어지고 강수량도 더 많다”며 “한국은 그동안 동아시아지역에서도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이젠 중국, 일본 등과 같은 기후권으로 보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사태 조기경보시스템 확대 등 과학적 대비 필요성도

전문가들은 당장 가능한 해결 방안으로 배수, 하수도 정비를 꼽았다. 노후화된 배관, 하수도에 최신 기준을 적용해 관리를 철저히 해 당장의 강수 피해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저지대 차로의 사전 통제, 산사태 취약 지점의 지도화와 접근 차단, 조기 경보를 통한 긴급 대비 시스템 구축 등을 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과학적인 강수량 분석 시스템 도입과 조기 경보를 통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연구진은 사전 기상정보 연동 산사태 조기경보시스템을 개발하고, 지리산에 시범 적용해 이번 집중호우에 필요성을 입증했다. 산사태는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렵고,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에서는 인명, 재산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대도시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중이다.

송영석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환경재해연구센터장은 “기존에 개발한 조기경보시스템을 지리산에 시범 설치해 이번 호우 과정에서도 주의보를 발령했다”며 “이러한 시스템을 활용하면 하루 전에 산사태 발생여부를 알고 주민 등을 사전에 대피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 센터장은 “지난 우면산 산사태에 이어 올해 산사태 피해가 발생하는 등 일정 주기로 지속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산사태에 대한 과학적 접근을 통해 피해를 사전에 막는 한편, 산지 주변에 건물 인허가,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 등에 보다 강화된 기준을 적용해 혹시 발생할 추가 피해를 줄여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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