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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JP모건 등을 매각주관사로 해 최근 사전 수요조사(태핑 작업)를 진행했지만, 구체적인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성백 예보 사장도 지난 20일 국정감사에서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경제상황이 안 좋아져 매각이 지연되고 있다”며 “적정한 매각시기와 방법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산하기관인 예보는 우리금융 지분 17.25%(약 1억2460만주)를 보유한 1대 주주다.
우리은행 민영화 문제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부는 외환위기 여파로 부실화한 한빛은행·평화은행·광주은행·경남은행·하나로종금 등을 구조조정해 우리금융지주를 탄생시켰다.
이 과정에서 투입된 공적자금은 1998년부터 2006년까지 모두 12조8000억원이다. 정부가 지난 2002년부터 지금까지 공모·블록 세일을 통한 지분매각과 과점주주 매각 등으로 회수한 금액은 11조1000억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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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금융 주가는 22일 마감가 기준으로 8880원에 불과하다.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예보는 상반기 1차 지분매각을 추진했지만, 주가 하락으로 착수조차 하지 못했다. 예보는 하반기 지분매각 추진 의사를 다시 밝혔지만 시장 상황은 여전히 나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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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매각 강행은 안 해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우리금융 민영화의 3대 원칙으로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조기 민영화 △금융산업 발전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우리금융의 신속한 완전 민영화에 초점을 맞출 경우 일부 투입원금 손실은 감수할 수 있다는 게 금융당국 기본 태도다.
그렇더라도 예보가 현재 주가 수준에서 우리금융 지분 매각을 밀어붙이기엔 상당한 부담이다. 최소한 1만원은 넘어서야 매각 추진을 본격화할 수 있다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앞서 예보가 지난 2016년 지분 29.7%를 키움증권·한국투자증권·한화생명·동양생명·유진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IMM 프라이빗에쿼티 등 7곳에 매각할 때 평균 단가는 1만1803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매각 절차가 이뤄지더라도 시장 수요가 얼마나 될 지도 관건이다. 예보에선 시장여건을 계속 점검하고 있는데 실제 입찰 때 충분한 수요가 형성될 지 아직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고 한다. 올 들어 주요 금융그룹 주가는 10~30%대 떨어진 상태다. 앞으로도 코로나19 장기화와 저금리 기조 등 부정적 여건 때문에 금융사 주가의 반등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예보의 애초 계획은 올해 첫 지분 매각을 시도하고, 앞으로 2022년까지 순차적으로 2~3차 지분 매각에 나설 계획이었다. 1차 매각 때는 최대 10%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 하지만 예보는 일단 시점을 기다려본다는 입장이다. 신속한 매각이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무리한 강행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 역시 “매각이 지연되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로드맵 일정을 맞추기 위해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